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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로 국내에 알려진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여행서이다. 보들레르, 플로베르, 워즈워스, 고흐, 호퍼, 버크, 러스킨, 위스망스 등의 예술가들을 안내자로 삼아 '왜 여행을 떠나는가?'부터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에 이르기까지, '여행'을 테마로 던질 수 있는 모든 질문들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고 그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예술가들이 남긴 글과 그림이라는 발자국을 따라 런던, 바베이도스, 마드리드, 이집트, 시나이 사막, 암스테르담, 레이크디스트릭트, 프로방스 등으로 차근차근 걸음을 옮기며 그들의 고독, 방랑, 고집, 반항, 초월, 깨달음, 예술가로서의 선택과 희망을 느껴볼 수 있다.
다소 늦은 만남이다. 이 책을 언제 사서 책꽂이에 꽂아두었는지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로... 언젠가 꼭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꺼내보게 됐다. 갑자기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도 아니고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어느 날 샘솟아서도 아니라 그냥 이때쯤 이 작가를 만나게 될 운명이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알려주는 '여행의 기술'은 여행 가방 꾸리는 법, 항공 티켓을 예매하는 법, 환전소를 찾는 법, 숙소를 저렴하게 예약하는 법 등과 같은 '기술'이 아니다. 여행을 어떻게 100% 나의 것으로 만들 것인가, 그에 대한 사유와 제안, 그리고 작가의 실천에 대한 보고이다. 또한 여행을 다루었던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들에게 여행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꼼꼼하게 되짚어 봄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막연하게 갖고 있는 '여행'이라는 환상에 얼마나 거품이 끼여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을 벗어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여행'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이 곳을 벗어나야겠다고 사람들을 마음먹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 하다. 일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태도를 찾고 더 나은 것을 경험하고 싶은 기대가 사람들로 하여금 '여행'을 떠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기대와 희망으로 출발하여 결국 우리의 기억과 추억으로 남게 된다. 그것을 어떻게 정교하게 관찰하여 가공하고 세공한 후 기록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며 단순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 기록물을 남기는 것과는 다른 성질의 것들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그 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지니는 의미를 최대한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들이 이 책 안에 제시되어 있다.
현대인은 여행에 대한 강박에 시달린다.
사람들은 모두 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날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서 새로운 문물을 접할 때 느끼는 설렘은 시간이 지나면 곧 가라앉는다. 그 설렘에 익숙해 진 후 곧 느끼게 되는 것은 어디에서나 일상은 똑같이 이어진다는 것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미 세상의 구석구석 인간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곳은 없다. 더 이상 내가 첫발을 내딛음으로써 그 곳의 지형을 파악하고 동식물을 조사해 학계에 발표할 수 있는 기회 따위는 없다. 대신 '우리의 삶을 고양해 주는 작은 생각들을 가지고 여행에서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여행은 반드시 먼 곳으로 떠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우리는 사소한 시간을 특별한 여행처럼 만들기 위해 존 러스킨이 제시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존 러스킨이 말했듯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이 있으며 그 아름다움을 기록하고 '소유'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존 러스킨과 알랭 드 보통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은 사진 그 이상으로 확고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 여행을 하는 동안 '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보통이 쓴 '글 그림'의 예를 보자면 다음과 같다.
이 '기술'대로라면 나는 매일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행은 어디에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패키지 여행을 떠나더라도 모두가 같은 감상과 기억을 만들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닐 테니까 말이다. 나만의 '데생' 능력과 '글 그림' 실력(호기심과 연습을 통한)이 여행의 가치를 결정할 것이다. 결국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될 이유를 이 책에서 발견하고는 마음이 놓였다. 나는 어차피 매일매일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하루를 맞이하고 있으니까.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내 하루하루를 여행으로 만들어 줄 기술을 터득한 기분이다.
예술가들이 남긴 글과 그림이라는 발자국을 따라 런던, 바베이도스, 마드리드, 이집트, 시나이 사막, 암스테르담, 레이크디스트릭트, 프로방스 등으로 차근차근 걸음을 옮기며 그들의 고독, 방랑, 고집, 반항, 초월, 깨달음, 예술가로서의 선택과 희망을 느껴볼 수 있다.
다소 늦은 만남이다. 이 책을 언제 사서 책꽂이에 꽂아두었는지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로... 언젠가 꼭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꺼내보게 됐다. 갑자기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도 아니고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어느 날 샘솟아서도 아니라 그냥 이때쯤 이 작가를 만나게 될 운명이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알려주는 '여행의 기술'은 여행 가방 꾸리는 법, 항공 티켓을 예매하는 법, 환전소를 찾는 법, 숙소를 저렴하게 예약하는 법 등과 같은 '기술'이 아니다. 여행을 어떻게 100% 나의 것으로 만들 것인가, 그에 대한 사유와 제안, 그리고 작가의 실천에 대한 보고이다. 또한 여행을 다루었던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들에게 여행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꼼꼼하게 되짚어 봄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막연하게 갖고 있는 '여행'이라는 환상에 얼마나 거품이 끼여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을 벗어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여행'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이 곳을 벗어나야겠다고 사람들을 마음먹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 하다. 일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태도를 찾고 더 나은 것을 경험하고 싶은 기대가 사람들로 하여금 '여행'을 떠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기대와 희망으로 출발하여 결국 우리의 기억과 추억으로 남게 된다. 그것을 어떻게 정교하게 관찰하여 가공하고 세공한 후 기록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며 단순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 기록물을 남기는 것과는 다른 성질의 것들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그 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지니는 의미를 최대한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들이 이 책 안에 제시되어 있다.
현대인은 여행에 대한 강박에 시달린다.
사람들은 모두 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날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서 새로운 문물을 접할 때 느끼는 설렘은 시간이 지나면 곧 가라앉는다. 그 설렘에 익숙해 진 후 곧 느끼게 되는 것은 어디에서나 일상은 똑같이 이어진다는 것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미 세상의 구석구석 인간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곳은 없다. 더 이상 내가 첫발을 내딛음으로써 그 곳의 지형을 파악하고 동식물을 조사해 학계에 발표할 수 있는 기회 따위는 없다. 대신 '우리의 삶을 고양해 주는 작은 생각들을 가지고 여행에서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여행은 반드시 먼 곳으로 떠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삶은 모든 환자가 자리를 바꾸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힌 병원이다. 이 환자는 난방 장치 앞에서 아프고 싶어 하며, 또 저 환자는 창가에 누워 있으면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 보들레르 (51~52쪽)
나의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우리는 사소한 시간을 특별한 여행처럼 만들기 위해 존 러스킨이 제시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존 러스킨이 말했듯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이 있으며 그 아름다움을 기록하고 '소유'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존 러스킨과 알랭 드 보통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은 사진 그 이상으로 확고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 여행을 하는 동안 '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보통이 쓴 '글 그림'의 예를 보자면 다음과 같다.
몇 미터 앞쪽 냇물까지 이어지는 짙푸른 덤불 속에서 점심을 잔뜩 먹어 노곤한 노인네가 헛기침을 하는 듯한 소리가 난다. 이어 어울리지 않게, 어떤 사람이 귀중품을 잃고 안달이 나서 잎 사이를 뒤지는 듯한 부산스러운 소리가 난다. 그러나 그 생물은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곧 잠잠해진다. 어린아이가 숨바꼭질을 하느라 옷장 뒤쪽에서 숨을 죽이고 있을 때의 긴장된 침묵이다. (204~205쪽)이러한 문구들은 당시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자 감상, 언제 다시 읽어보더라도 떠올릴 수 있는 사진 이상의 강력한 기능을 가진다. 이런 시도들이 바로 '예술'이 되고 '예술'을 시행하고 감상하는 훈련을 거듭할수록 우리는 생을 좀더 적극적으로 이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과 자극들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고 역시 고무적인 것은 이러한 경험들이 반드시 비싼 돈을 들여 비행기를 타고 외국을 나가거나 많은 시간 동안 지구를 떠돌지 않아도 충분히 경험 가능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팡세> 단장 136.
이 '기술'대로라면 나는 매일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행은 어디에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패키지 여행을 떠나더라도 모두가 같은 감상과 기억을 만들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닐 테니까 말이다. 나만의 '데생' 능력과 '글 그림' 실력(호기심과 연습을 통한)이 여행의 가치를 결정할 것이다. 결국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될 이유를 이 책에서 발견하고는 마음이 놓였다. 나는 어차피 매일매일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하루를 맞이하고 있으니까.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내 하루하루를 여행으로 만들어 줄 기술을 터득한 기분이다.
사막을 건너고, 빙산 위를 떠다니고, 밀림을 가로질렀으면서도, 그들의 영혼 속에서 그들이 본 것의 증거를 찾으려 할 때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분홍색과 파란색이 섞인 파자마를 입고 자신의 방 안에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우리에게 먼 땅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가 이미 본 것에 다시 주목해보라고 슬며시 우리 옆구리를 찌르고 있다.
-343~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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