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신씨의 culture 리뷰/TV/드라마'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12/04/21 [미드] 수퍼내추럴 시즌 3 : 미묘하게 조금씩 더 재밌어 지네
  2. 2012/03/04 [미드] 수퍼내추럴 시즌 2 : 시즌 1에서의 변화, 그리고 형제는 나아간다
  3. 2012/01/21 [미드] 수퍼내추럴 시즌 1: 꽃미남 형제의 귀신 찾아 떠나는 여행, 은근 매력있어!
  4. 2012/01/08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 한국 역사 속 전무후무한 위대한 지도자 캐릭터의 등장에 열광하다
  5. 2011/12/14 [미드] 케미스트리 (Chemistry)_이건 리뷰라기보단 그저 궁금했을 뿐
  6. 2011/12/08 [미드] 원아워 (Eleventh Hour, 2008)_지적인 욕구를 Cool하게 해소해 줄 미드!
  7. 2011/11/11 [미드] 매드맨 (시즌 1, 2007)_1960년대 중산층 미국인의 일과 사랑, 그 위를 가로지르는 욕망 (2)
  8. 2011/10/22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2011)_백마탄 왕자도 걷어찰 수 있는 평민여자?! (2)
  9. 2011/10/09 [드라마] 한성별곡 (2007)_시대가 바뀌어도 바꿀 수 없는 세상의 절망을 노래하다 (6)
  10. 2011/09/17 [미드] 배틀스타 갤럭티카 (2004~09, Syfy채널)_'인류'와 '인간다움'에 대해 묻는 SF 대서사 (2)
  11. 2011/04/15 [미드] 로스트 룸 The Lost Room_아쉽지만 꽤 흥미진진한! (2)
  12. 2011/03/29 [TV]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4_이제부터가 문제!
  13. 2011/03/20 [TV]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_(조금 불안하지만 아직은) 시청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예능
  14. 2010/09/14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_드라마 안팎 수많은 '관계'에 대하여 (4)
  15. 2010/09/03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12_버려도, 버림받아도 운다 (2)
  16. 2009/09/30 [드라마] 탐나는도다 (2009)_신선도 최고 웰메이드 드라마 (2)
  17. 2009/08/16 [TV] 오빠밴드(일요일 일요일밤에)_간만에 보는 건전하고 애잔한 웃음 (2)
  18. 2009/07/06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4 + final _나를 사로잡았던 고품격 막장드라마 (22)
  19. 2009/03/23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4_제발, 석호필에게 평화를
  20. 2009/03/21 [TV] 분장실의 강선생님 (개그콘서트)_빵빵 터지는 여성의 언어 (4)

수퍼내추럴 시즌 3

더욱 업그레이드된 악령들과의 처절한 사투! 꽃미남 퇴마사 윈체스터 형제의 세 번째 퇴마 여정!

수많은 악령, 괴물들과 싸워온 딘과 샘 형제. 그러나 시즌 2에서 딘은 동생인 샘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매개로 악마와 계약을 맺고,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샘은 형을 구하기 위해 모든 악마들에게 선전포고를 한다. 이제, 악마 전체가 두 형제를 노린다!


시즌 2와 달라진 점.

매회 다양한 연출 방식. 

형제를 둘러싼 등장인물들의 물갈이 혹은 죽음. 엘렌 아줌마 사라지고 벨라 탤봇, 루비 등장. 고든의 죽음 등. 

잔혹한 장면, '섹스'라는 단어의 노출, 애정씬 빈도수 증가. 


보다 보니 계속 봐지는 미드. 매회 에피소드가 반복되면서 아주 조금씩 스토리가 진전되고 있어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 시즌이 반복될수록 비주얼은 조금씩 잔혹해 지고 형제의 갈등과 번뇌는 깊어져 가며 그들의 임무에 무심한 사회에 대한 냉소와 허무가 묻어난다. 형제들을 위협하는 요소들(고든, 벨라 탤봇 등)이 퇴치되는가 하면 그들을 돕는 악마(루비)도 나타나는 등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시즌 3의 전체적인 주체는 '딘 구하기'이다. 시즌 2에서 노란 눈의 악마와 싸우다 죽은 동생 샘을 살리기 위해 교차로의 악마를 소환한 딘은 처음엔 동생을 위해 희생한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이라 믿지만 갈수록 혼란스러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려두기 위해 세상에 홀로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 과연 잘한 선택인가, 누구보다도 끔찍하게 여기던 악마의 모습으로 자신의 변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태연하기는 어려운 것은 아무리 딘이라 해도 피할 수 없는 감정. 시즌 3에서 내내 대사를 통해 등장하듯이 딘&샘 형제와 아버지 3명은 모두 서로에게 약점으로 존재한다. 아버지를 위해, 형 혹은 동생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람들. 그것이 인간들만의 인지상정, 미덕이라면 그 약점을 물고 늘어지고 끊임없이 이용하는 것들이 바로 악마들이다. 인간성과 악마성의 대결은 지난하게도 이어진다.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드라마인 만큼 조금씩 허용되는 연출의 변주법들이 눈에 띈다. 'Ghost Facers' 나 크리스마스 특집 같기 유머러스한 에피소드와 연출방식들은 수퍼내추럴 팬들에게 연출진이 주는 선물과도 같다. 악마들에게 아무리 쥐어 터지고 만신창이가 되어도 다음 씬에서는 말끔한 차림으로 등장하는 형제의 모습을 보는 것조차 암묵적으로 합의가 된 옥의 티 아닌 옥의 티. 이것이 바로 팬덤 최강 미드 '수퍼 내추럴'을 공유하는 사람들만의 작은 즐거움. 시리즈가 너무 길어 당최 이거 끝이 나긴 하는 걸까 싶은 절망의 순간이 다가올 때도 있지만 사실 그다지 심한 중독성이나 폐인을 양상하는 몹쓸 몰입감과는 조금 거리가 있기 때문에 심심할 때 찾아보는 드라마 정도로 여기면 딱 좋은 드라마. 그런데 도대체 대천사니 뭐니 하는 서브 주연 캐릭들은 언제 나오는 거임... ㅡ.ㅡ;; 조금 지치기도 하지만 지옥으로 간 딘이 어떻게 되살아 나올지 궁금해서라도 난 또 시즌 4를 보고 있겠지. 

형제는 죽음을 죽음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나 자신들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죽음에 있어서는 절대 관대하지 못하다는 게 함정. 이들은 매회 폭력과 살인을 저지른다. 물론 그들이 살해하는 건 악마이지만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으므로 그 비주얼은 '살인'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폭력과 살인은 도덕적 면죄부를 얻으며 그와 동시에 시청자에게는 '살인'을 보여줌으로써 간접적 폭력의 쾌락을 선사한다. 그러고 보면 아주 질이 나쁜 드라마이다. 원한을 품고 되살아난 영혼들을 지옥으로 되돌려 보내면서도 자신들의 죽음은 도저히 용납하지 못하는 형제들의 이기심도, 그들의 폭력을 정당한 것이라 믿으며 그들을 심정적으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모습도 '옳지 않다'. 왠지 떳떳하지 못한 기분이지만 어쨌든 난 또 조만간 시즌 4를 보고 있겠지. 훗.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 수퍼 내추럴에 나오는 여배우들은 하나같이 다 예뻐...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수퍼내추럴> Supernatural Seson 2
미국드라마 | 2006.09.28 ~ 2007.05.17
편성 : 미국 CWTV
출연 : 젠슨 애클스, 제러드 파달렉키

지난 시즌에서 심하게 교통사고를 당한 후 의식불명이 된 딘을 살리기 위해
아버지인 존은 어둠의 세력들과 위험한 거래를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에 끝없는 의문을 갖고 있던 샘은 결국 형 딘을 통해 자신에 대한 충격적인 비밀을 듣게 된다.
두 형제의 목숨을 놓고 벌이는 악령과의 진짜 전쟁.
시즌2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과연 딘과 샘은 악령으로부터 자신들의 목숨과 영혼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줄거리 출처 : 폭스 채널 >>


시즌 2는 시즌 1에 비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진화했다. 형제들의 신분 위장 변신 쇼는 계속되고 악마가 있는 곳은 어디든 옮겨다니다 보니 놀이 공원, 할리우드 영화 세트장, 교도소 등 장소의 범위도 넓어졌다. 사냥꾼들의 네트워크가 드러나는가 하면 샘과 같은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그 규모가 훨씬 확장되었다. 



깊어진 형제의 고민

시즌 1에서는 매 회가 끝날 때마다 마치 학원물의 에피소드가 끝나듯이 경쾌한 음악을 배경으로 다시 먼 길을 떠나가는 형제가 탄 캐딜락의 뒷모습이 보여졌다. 그에 비해 시즌 2에서는 촌스런 락앤롤이 들려오는 대신 형제의 수심 가득한 얼굴을 클로즈업한 채 끝나는 회수가 늘어났다. 그만큼 형제들의 고민과 고뇌가 깊어졌다는 것인데 시즌 1의 마지막에서 사망했던 딘은 자신을 살리기 위해 악마와 거래를 하고 지옥으로 간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에 방황하고 괴로워 한다. 결국 딘은 냉소적이고 우울한 인간이 되어 간다. 

그러나 그런 딘의 얼굴이 밝아진 건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 역시 동생 샘을 되살리기 위해 악마와 거래를 한 이후이다. 각각 한 번씩 죽음으로부터 되살아난 형제, 그러나 그들은 '자연스러움', 나아가 '자연스러운 죽음'을 거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결단이고 욕망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아버지, 자신의 동생 또는 형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도박을 하고 만다. 그들 역시 죽음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싶은 보편적인 욕망 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악마로부터의 희생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들의 자유와 젊음을 저당잡혔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으로 괴로워 한다. 자신들이 왜 영웅, 그것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영웅이 스스로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피로감 을 느끼는 것이다. 그럴수록 악마들은 나약해진 형제의 빈틈을 파고 든다. 예를 들어 끊임없는 악마와의 대결에 지친 나머지 '절대선(善)'의 존재를 믿고 싶어진 샘에게는 천사의 환영을 보게 하고, 편안한 가족에 대한 로망을 간직한 딘에게는 강력한 환각을 맛보게 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20회에서 딘은 소원을 들어주는 악령 지니에 의해 포박당해 환각 상태에서 자신의 이상형 속 가족을 만나게 된 딘은 어머니와 샘의 약혼녀 제시카가 살아있는 꿈을 꾸게 된다. 정원이 딸린 아담한 집과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사는 꿈.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너무나 소박한 이러한 꿈이 이들 형제에게는 왜 그리고 힘든 것이어야 하는지.. 그러면서도 그는 그 달콤한 환각 상태에서 애써 빠져 나와 악몽 같은 현실로 돌아오고야 만다. 그리고 자신의 꿈 속에없었던 단 한 가지를 현실에서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동생 샘과의 우애였던 것. (아씨, 가슴 뭉클~)

이렇게 악마는 조금씩 지쳐가는 형제들의 심리를 파고 든다. 그리고 계속해서 주문을 거는 것이다. 이제 너는 충분히 노력했으니 그만 쉬어도 된다고. 이제 그만 행복해도 좋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는 서로가 흔들릴 때마다 끊임없이 다독이면서 힘을 북돋워 주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일에는 신념과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한 판단력이 동원되고 형제는 서로가 흔들릴 때마다 잡아 주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마치 형제의 성장드라마적 과정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다 큰 어른들이 아닌, 제도로부터 벗어나 있으나, 여전히 가족의 사랑에 집착하고 고민하는 청소년들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내추럴'의 영역 VS '수퍼내추럴'의 영역

시즌 2의 초반에 아버지는 딘을 위해, 그리고 딘은 시즌의 마지막 회에서 자신의 동생 샘을 되살리기 위해 악마와 거래하고 만다. 삶과 죽음이 거래를 통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은 물론 드라마 속 설정에 불과하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보편적이면서도 이율배반적 욕망으로부터 형제 역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다른 이의 죽음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내게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온 힘을 다해 막아내고자 하는 것. 평소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생'을 구걸하는 사람들을 경멸해 왔던 딘 자신 조차도 동생 샘을 위해서는 자신의 생을 1년만 남겨 놓고 악마에게 팔아버리고 말았다. 
그들의 삶이 '내추럴'이 아닌 '수퍼내추럴'을 기반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이제는 좀더 나아가 상식'으로부터 '비상식'의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듯 하다. 그들의 행보는 경찰에 쫓기고 상식적인 사람들에 의해 반대당한다. 이들은 조금씩 모든 자연스러운 것들로부터 배제된 삶 한 가운데로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고뇌어린 활보를 보고 있노라면 때로 세상은 이런 자들에 의해 정상으로 보이게끔 유지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음지에서 그저 사명감 하나로 목숨을 걸고 일하는 이들이 어디 '퇴마사'들 뿐이랴. 현실적 차원에서도 이들과 같은 기능을 하는 이들이 알고 보면 얼마나 곳곳에 많이 있겠느냐는 말이다.

이렇게 미드가 재미있는 점은 단순한 수퍼내추럴한 현상을 보여주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볼거리와 흥미거리로 시선을 사로잡는 기능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진실들이 언제나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상상하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보편적이지 않은 존재들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드라마의 오마주, 캐릭터를 보는 재미

이 드라마는 또다른 수많은 미드 속 다양한 설정들을 떠올리게 한다. 샘과 같은 능력을 지닌 아이들이 등장할 땐 '히어로즈'를, 교도소에서 귀신을 잡은 후 탈옥하는 장면에서는 '프리즌 브레이크'를. 그리고 마지막 편에서는 '배틀필드'까지 등장한다. 이같은 대중문화의 짬뽕탕 같은 재미에 대한 관심은 주인공 딘이 미국 대중문화 아이템들을 줄줄 꿰고 있어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 제목들, 연예인 이름들을 대사에 등장시킨다는 설정과도 연결된다. 어떻게 이토록 많은 장르가 하나의 드라마 컨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지 감탄할 따름. 그러면서도 드라마 본연의 목적성과 개성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러한 모든 재미와 일관성은 (술과 여자를 밝히는 건달같은 겉모습에 알고 보면 순정파인) '딘'과 (순수하고 스마트하며 강직한 성격의 소유자) '샘'이라는 형제 캐릭터가 발휘하는 힘 때문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아닐 듯. 이들 형제가 새로운 악마를 만나고 새로운 여인들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악마를 퇴치해 나가는 과정도 궁금하지만 이제는 이들이 나와서 서로 티격태격 하며 말장난을 거는 장면만 나온다 하더라도 이 드라마를 끝까지 지켜볼 수 있을 것만 같게 생겼으니 말 다했지. 그래서인지 첨엔 그저그런 킬링타임용 미드라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왜인지 나도 모르게 전철만 타면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있다는..


+a
+ 16화에는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여주인공 트리시아 헬퍼가 등장. (알아보는 배우가 생겼다. 흐뭇...)


++ 검색해 보니 이 드라마의 감독은 킴 매너스, 필립 스그리시아, 로버트 싱어, 마이크 롤, 스티브 보이엄 등 무려 5명이다.(그래도 시즌 1편보단 4명 줄었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피곤한 건 역시 '딘'과 '샘'이겠군...

+++ 가장 연출이 두드러졌던 에피소드는 장난을 좋아하는 악마 트릭스터가 나왔던 15회인데 형제가 악마의 장난에 놀아나 서로 모함하고 바비 아저씨 앞에서 서로를 모함하고 고자질하는 모습을 표현한 편집이 특히 익살스럽더라는. 사실 다른 편에 비교했을 때 너무 튀는 에피도스가 아니었나 싶기도 했지만.

++++ 개인적으로 샘의 아동틱한 헤어스타일을 좀 바꿔주고 싶다는 바람이... 

 

<수퍼내추럴> 시즌별 리뷰

시즌 1 mission :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라!
리뷰 :
2012/01/21 - [신씨의 culture 리뷰] - [미드] 수퍼내추럴 시즌 1: 꽃미남 형제의 귀신 찾아 떠나는 여행, 은근 매력있어!

시즌 2 misiion : 노란눈 악마를 처단하라!
저작자 표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수퍼내추럴> 시즌 1
방영 : 2005.09.13~2006.05.04 (미국 WB)
출연 : 젠슨 애클스, 제러드 파달렉키

형제인 샘과 딘은 어머니가 초자연적인 화재로 목숨을 잃은 후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낸다. 아버지는 아머니를 죽인 귀신을 잡기 위해 유령 사냥에 나서고 형제를 유령 사냥꾼으로 키우지만 아버지의 뜻을 따른 형 딘과 달리 동생 샘은 아버지와 형 곁을 떠나 좋은 성적으로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한다. 법학 대학원 면접을 앞둔 어느 날, 형 딘은 갑작스럽게 샘을 찾아와 아버지가 행방불명됐음을 알리고 면접 전에는 데려다 준다고 약속하고 내켜하지 않는 샘을 데리고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나는데...

전세계 미드 팬들이 꼽은 최고의 미드 첫 번째 <수퍼내추럴>에 발을 들여 놓았다. 사실 '초자연'과 관련된 판타지물이나 호러물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묘하게 몰입된다. 

<원:아워>보다 몰입되는 이유

 어떠한 점에서는 얼마 전에 보았던 <원:아워>(영제 : Eleventh Hour)와 비슷한 구성처럼 여겨지는 부분도 있다. 미국의 방방곡곡 사건이 일어나는 곳을 찾아다니며 둘이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한다는 매회 완결 구조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식의 구성이 그러한데 어떤 측면에서는 <원아워>에 비해 <수퍼내추럴>이 오히려 긴장감이나 신선함은 훨씬 떨어지는 편이었다. 개인적인 성향 탓일 수도 있지만 귀신을 잡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이야기보다는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환경오염이나 인간 욕망의 문제를 다루는, 그러면서도 과학적 지식을 조금이라도 전달해 주는 듯한 <원:아워>가 좀더 개연성이 있고 유익(!!?)한 내용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랄까.

그러나 <원:아워> 시리즈가 단명한 데에 비해 이 꽃형제의 기나긴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며 회가 거듭될수록 계속 몰입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원아워>에 없지만 <수퍼내추럴>에는 있는 것, 그것은 매 회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에피소드 전체를 아우르는 사건의 당위성, 인물들이 지니고 있는 절절한 숙명, 그리고 이들이 인생을 걸고 도전해야만 하는 어떠한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체 왜 이 가족들에게 귀신을 잡으러 다니는 특별한 사명이 부여된 것인지, 이들이 어떻게 그 기나긴 대장정을 끝마치게 될 것인지, 이들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지, 이들 형제가 어떤 능력들을 가진 사람인지 드라마는 아주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며 감칠맛을 더해간다. 그래서 시청자는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비밀을 조금씩 알아가며 새로운 소품이 등장하고 귀신들이 조금씩 강력해지는 걸 목도해 가면서 이 거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진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마치 레벨업을 해 가는 동안 점점 승부욕이 강해지는 게임에 중독되어 가는 것처럼. 
한 가지 분명한 건 언젠가 이 여행이 끝이 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이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방법과 수단은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절로 갖게 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수퍼내추럴>이 <원:아워>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며 시즌 1의 마지막 장면을 목도하자마자 바로 시즌 2를 찾아볼 수 밖에 없는 이유.




이거슨 여성 시청자를 위한 드라마?

이 드라마의 잔재미는 아드레날린 대폭발 주기를 보내고 있는 두 청년이 자신 개인들의 욕망을 모두 접어두고 가족애, 형제애에 올인하는 모습이 꽤나 낭만적으로 묘사되는 과정들에 있다. 그리고 사건이 있는 곳마다,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그 곳 여자들에게 어필하는 이들의 귀여운 외모를 감상하는 재미, 그러면서도 두 캐릭터의 성격 차이로 서로 티격태격하고 갈등을 빚는 장면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점도 이 드라마의 매력. 이 모든 요소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모성애를 자극한다는 점. ;;
시즌 1의 후반부에 가서 이 두 형제는 결국 아버지와 상봉하고 세 명은 합체를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 남자의 결합은 불완전하고 위험해 보이는데 그 이유는 이들이 악마를 찾아 복수하려고 하는 이유가 자신들의 인생에서 여자들(엄마, 아내, 여자친구 등)을 악마가 앗아갔기 때문이라는 점에 있다. 이들에게 '여성'의 존재는 언제나 비어 있는 불충분한 대상이며 그리운 존재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남자들은 결핍되어 있는, 상처받은 영혼인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을, 우리 여성 시청자들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실제로 주인공들은 육체적으로는 맨날 악마들한테 쥐어 터지고 홀리고 까이고 고문당하고 심리적으로는 어린 시절 엄마를 잃고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잃으며 생긴 마음의 상처로 괴로워 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이렇게 연약한(...; 게다가 잘생긴) 남자들을 어찌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냔 말이다. (;;) 


어쨌든 바로 이어 시즌 2 보기에 돌입했다. 이들이 어떻게 악마에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고야 말리라. 그렇지만 내인생 최고의 미드라는 표현은 좀 과장이고 이동중 시간 때우기용으로는 딱 좋은 드라마 정도.

아이, 귀여워!!


+ 시즌 1의 마지막 장면은 꽤나 충격적이었는데.. (물론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의 매회 마지막 장면만큼은 아니지만 어쨌든)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엔딩이었던 듯. 아, 물론 두 형제가 시즌 1에서만 십수 번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온다는 점 쯤은 너그러이 보아 넘긴다는 가정 하에. 


++ 개인적으로 동생보다는 형 '딘'으로 출연하는 젠슨 애클스가 훨씬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캐릭터도 그렇고, 배우에 대한 호감도도 그렇고. 그냥 딱 더도 덜도 말고 딱 미국인처럼 생겼지만 꽤 와일드하면서도 가족 생각 끔찍이 한다는 설정도 마음에 들고. 가끔은 못 배운 티도 나고 여자 밝히고 노는 거 좋아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마음만은 은근히 순정파라는 점도 여성팬들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인 듯. 




저작자 표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뿌리깊은 나무

방영기간 : 2011.10.05~2011.12.22
연출 : 장태유, 신경수
극본 : 김영현, 박상연


한 번 보면 멈추기 힘든 드라마

인터넷 TV를 설치하고 나서 드라마를 찾아보기가 정말 쉬워졌다. 비록 닥본사를 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대중이 인증한 재밌는 드라마는 늦게라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인터넷 TV로 드라마를 몰아볼 경우 좋은 점은 다음 회를 애타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 안 좋은 점은 정말 꽂히는 드라마를 만날 경우 도중에 끊을 수 없어 밤을 새거나 하루 종일 다른 일을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 정도이다. 그래서 재미있는 드라마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다. 한 편만 더, 한 편만 더 하면서 한 번에 3편 이상 계속 이어보기를 하는 드라마가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ㅋ


뿌리깊은 나무


오랜만에 그런 드라마를 만났다. 이미 한바탕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명품 사극 <뿌리깊은 나무>이다. 이미 2011 SBS 연기대상에서 세종 이도를 연기한 한석규가 대상을 받았으니 이제 이 드라마가 회자되던 것도 작년 일이 되어 버렸다. 사실 개인적으로 사극 형식의 드라마에 몰입하기 어려워 해서 그동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사극들을 제대로 본 게 없다. 인물도 비슷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한 회만 놓쳐도 그들의 관계를 다 파악하기가 힘들고 언제부턴가 사극의 필수 요소처럼 등장하는 검술, 무술 고수들의 액션씬을 지켜보는 것도 오히려 드라마의 현실성을 떨어뜨리더란 것이다. 애정 라인도 현대극과 달리 지고지순하다 못해 지루하고 조상-부모님-으로부터 이어받은 원죄와 피해의식, 복수심은 너무나도 맹목적이어서 공감하기가 힘들다. 현대극에 비해 인물들이 너무 족족 잘 죽어 나가는 것도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대부분 칼이나 화살을 맞아 죽는 것도... 


한석규가 되살린 세종대왕 '이도'


물론 <뿌나> 역시 그런 점들을 배척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영리하게 감싸 안되 역사 속 실존 인물,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위인 중 한 명인 세종대왕을 생생한 캐릭터로 되살려 내는 데에 온 힘을 실었기에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당길 수 있었던 듯. 게다가 현존하는 최고 연기파 배우 중의 한 명인 한석규의 드라마 출연작이라니! 그가 살려낸 세종대왕 '이도'는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전무후무한 역대 왕 캐릭터임과 동시에 어린 시절 아버지 이방원에 의해 만들어진 억압된 기억 때문에 때로 나약하고 고뇌하며 외로워 하고 흔들리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는 인간적인 실체로 되살려졌다. 그럼에도 그는 뛰어난 협상가였으며 프레젠터였으며 백정부터 무수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재들을 골라 등용할 줄 아는 리더였으며 하나의 커다란 목표를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줄 아는 투지를 가진 이였다. 한석규가 연기한 <뿌나>의 세종 '이도'는 그간 우리가 역사책과 위인전, 만 원짜리 지폐 그리고 김상경이 연기했던 드라마 <세종>에서 보아 왔던 왕의 모습에서 한층 발전한 생동감 넘치고 유머러스하며 친근하고 인간적이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되살아났다. 



이상적인 리더십의 체현

또한 궁중 여인네들의 암투와 왕위 세력 다툼을 주로 그렸던 <조선왕조오백년>류의 드라마와도 확연히 달랐던 점은 정부에 맞서는 비공인 야당 조직의 폭력성과 그에 맞서는 이도의 협상 전략이 오늘날 국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정권을 빗대기에도 충분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저런 리더가 언제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간적이면서도 스마트한 캐릭터로 그려진 세종대왕 '이도'를 놓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회한을 드러내기도 했다. <뿌나>의 세종 '이도'는 노비 출신 궁녀 '소이'(신세경)와 겸사복 '똘복이(강채윤)'(장혁)과 동일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임금으로서 자책과 번민, 패배의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또 한 사람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어깨에 매달린 백성들이 그들 자신으로 하여금 스스로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치게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그게 백성을 향한 애정이 아니라 애증이라는 사실에 대해 부끄러워 하고 자신의 목표가 과오일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회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결심한 바에 대해서는 한치의 물러섬이 없으며 부국 명나라로부터의 자존감을 지키는 데에 겁을 내지 않았던 용감한 왕이기도 했다. 이도와 같은 결단력과 국민에 대한 진정한 공감과 애정, 자존심과 용기, 겸손함과 포용력을 동시에 갖춘 지도자의 모습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얼마나 간절한 것이었던지! 드라마 속 '이도'는 우리의 이상이요 희망을 체현시켜 주는 존재로 대리만족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거기에 사대부의 이익을 위해 살인과 반역도 불사했던 결사대의 행위 역시 현재 권력층의 이기주의를 투영시키기에 충분했다. 드라마는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동시에 이 시대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미스테리사극

이 드라마의 또 하나의 강점은 '미스테리' 장르적 특성을 잘 살려내 드라마 전체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밀본'으로 불리는 비밀결사대의 존재는 마치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나 <로스트 심벌>에 등장하는 '오푸스데이'나 '프리메이슨'을 떠올리게 하고 그들이 벌이는 연쇄 살인과 광기의 표출, 그리고 그것을 추적해 가는 주인공과의 대결 장면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연상케 한다. 정당한 대의를 갖고 만들어진 비밀 단체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들끼리의 권력과 욕망의 충돌 때문에 어떻게 분열되어 가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였고 그들이 남긴 단서 하나하나를 뒤쫓는 강채윤(장혁)이라는 인물의 매력도 꽤 재밌는 볼거리였다. 


한글, 그 시작과 의의에 대한 재해석

그러나 <뿌나>의 가장 큰 드라마적 의의는 역시 우리의 글자에 담긴 심오한 철학과 과학성, 그러하면서도 간결한 미(美)에 대해 다시 한번 감탄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일 것이다. 한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묘사는 역사적 사실에 픽션을 더해 구성했을 원작자와 극작가에 대한 감탄이 절로 일어날 만큼 감동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다. 이 드라마가 <대장금>처럼 앞으로 해외 곳곳에서 방영된다고 생각하면 어찌 가슴이 뛰지 않을 수 있을까. 


배우들의 힘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역시 <뿌나>를 명품 드라마로 등극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한 듯 하다. 한석규야 말 할 것도 없고 장혁도 예의 그 말투나 눈빛이 '똘복'의 아역 배우의 그것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잘 이어져 캐릭터의 개인사를 한층 드라마틱하게 만들었으며 무사 무휼이나 조선 제일검 이방지라는 캐릭터도 배우들의 힘을 제대로 받아 잘 살려졌다. 밀본 정기준을 연기한 윤제문, 극우파 심종수의 한상진, 반촌 행수 송옥숙, 담이 신세경, 초탁, 박포, 정종철부터 하다못해 주막집 딸내미로 출연한 정다빈에 이르기까지 모든 캐릭터가 쫀쫀해서 정말 드라마 볼맛이 나더라는.



드라마의 의의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의 존재는 한국의 역사가 지닌 위대함을 증명하고 그 역사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상상력, 기술력, 스토리텔링의 발전 가능성이 결합, 실천된 결과에 다름 아니라고 보여진다. 이러한 한국 고유의 컨텐츠들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대중으로부터 사랑받고 우리의 것이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이런 재미를 앞으로도 좀더 많은 드라마에서 느끼고 싶은 것이 모든 시청자의 바람일 것이다.


저작자 표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리뷰를 쓸까 말까 망설였지만 그래도 일단 득한거니 남기기로 결심.
언제부턴가 내 블로그에 미드 <케미스트리, Chemistry>를 검색했다가 들어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그 숫자가 만만치 않아져서 도대체 어떤 드라마길래?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국내에서는 유명하지 않은 드라마인 듯 한데 (구글에도 자료가 없는 걸 보니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인 듯)
어찌 동영상 파일은 구했지만 자막은 끝까지 구하지 못해서 결국 그냥 봤다.

결론적으론 시즌 1중에서 1, 2편만 봤는데 이거 뭐 교훈도 없고 내용도 없는 성인 드라마.
케이블 유료 채널에서나 볼 법한 수위 높은 드라마인데 남녀가 공간을 바꿔 가며 성교를 하는 장면이 한 회당 3-4번씩 이어지더라는.
사실 야하고 안 야하고를 떠나서 스토리고 캐릭터고 뭐고 설득력이 있어야 끝까지 볼텐데..
웬만해선 한 번 시작한 드라마, 끝까지 보는 끈기를 자랑하는 나이지만
요즘엔 아무리 노력해도 집중 안 되는 건 포기하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그래서 포기한 드라마가 최근 <대물>에 이어 두 번째 드라마.
(이걸 '드라마' 장르에 포함시키고 방송하는 사람들이나 시청하는 사람들이나 정말 대단.)

그래도 이 드라마에 대해 아직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심도 깊은 리뷰라기보단 그냥 이런 드라마더라... 하는 정도의 정보를 담고 싶었으니 이제 그만 쓸까나.

+ 한 가지 신기한 건 이런 삼류 플롯 가지고도 꽤 고급스러워 보이게 연출할 수 있다는 게... 내용은 후지지만 연기, 연출은 절대 후지지 않다는 거. 나름대로 캐릭터도 확실하고 .. +_+
저작자 표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원:아워 (Eleventh Hour)

편성 : 미국 CBS
제작 : 제리 브룩하이머
출연 : 루퍼스 스웰, 마리 쉘톤

 

 
출퇴근길 지하철 시간을 이용한 미드 시청, 그 세 번째 작품은 'Eleventh Hour'. (한국어로는 '원:아워'라는 제목으로 FoxTV에서 방영되었단다.) '일레븐스 아워'라는 제목은 인류 파멸의 시간까지 한 시간이 남았다는 뜻이라고. (드라마 보는 내내 궁금하다가 결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내용은 FBI의 과학 수사를 맡고 있는 제이콥 후드 박사와 그를 호위하는 미녀 FBI 요원 레이첼 영이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갖가지 사건 사고들을 해결한다는 내용. 진정한 과학수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들 콤비의 호흡은 'X파일'의 스컬리와 멀더 커플에 견줄 만 하다.


과학이 인류의 그릇된 욕망의 도구로 쓰인다면

이들이 해결해 주길 기다리고 있는 사건들은 주로 생명연장, 인간복제, 지능 상승, 유전자 변이 등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된 과학적 현상이 부작용을 일으켜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게 만든 사례들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그릇된 욕망 때문에 타인을 해치거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을 서슴치 않는 인간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이 가져오는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한 경우가 많다. 각 에피소드를 보다 보면 실제로 어디선가 한 번쯤 흘려들은 적이 있는 것만 같은 황당무계한 음모론의 한 자락을 재연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드라마틱하지만 그냥 보아넘기기만은 힘든 현실 사회 속의 문제들. 우리는 실로 모르며 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




두 주인공 캐릭터의 콤비를 보는 맛!

주인공인 제이콥 후드(루퍼스 스웰)의 머릿속에는 이름 모를 야생풀부터 인간의 두뇌 각 부분에 이르는 명칭과 역할에 이르기까지 '생물'이라 일컬어지는 모든 존재에 대한 지식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는 매회 사건 사고의 중심이 되는 핵심 물질이나 이론을 시청자가 알기 쉽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자폐아의 뇌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여자주인공의 여행가방을 뒤집어 엎어 짐을 분류해 가며 자상하게(?!) 풀이해 주는 식이다.
그리고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하듯 제이콥 후드의 설명을 듣고 가끔 질문도 해 가며 그를 돕는 역할은 금발미녀 요원 레이첼 영(마리 쉘톤)의 몫이다. 그녀는 투철한 직업적 책임감과 의리로 제이콥 후드를 그림자처럼 호위하며 온 몸으로 사건 현장을 누비지만 때론 기지를 발휘하여 제이콥 후드의 단점을 보완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레이첼 영은 똑똑한 남자에 매력을 느끼는 여성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제이콥 후드의 명석함에 끊임없이 감탄하고 그의 주변에 미모의 여성이 있을 때 무척 긴장한다거나 하는 등의 모습들이 그렇다. 그리고 제이콥 후드가 훌륭하게 사건을 해결하고 났을 때,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 담긴 경외심과 뿌듯함, 한없는 자랑스러움이라니. (내 그 맘 알지 ㅋ) 그리고 제이콥 후드를 끊임없이 칭찬해 주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 역시 그녀의 역할이다. (그야말로 남자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옆에서 우쭈쭈 우쭈쭈 해주는 것.) 
이렇게 두 명의 남녀 주인공이 빚어내는 성적 긴장감 역시 이 드라마의 재미를 이어가는 큰 축이다. 그 둘이 끝까지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의 재미.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 막장드라마와 가장 대조되는 'Cool'한 요소가 아닐런지.

이미지 출처는 모두 http://www.foxchannel.co.kr/program/pro_1.asp?prfPrmCd=PG377&prsSeasonNo=1&page=intro



윤리, 과학, 그 이전에 인간

두 사람이 보여주는 투철한 직업관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겠는데 드라마 속 설정만 보자면 그들이 국가로부터 받는 처우가 그다지 훌륭해 보이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목숨을 걸고 사건을 해결하러 미국 전역을 누빈다.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에 처하거나 광신도들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동분서주하는 이유는 단지 인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 때문이다. 사생활도 거의 없이 함께 붙어 다니며 일을 하는 와중에서도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어린 아들을 위로하고 가까스로 죽음으로부터 벗어난 여성을 다독이는 등 두 사람이 인간 하나하나 그 자체에 기울이는 마음 씀씀이는 그야말로 사람이 '선善'을 실천한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가를 그들의 직업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마치 이 사회가 점점 과학과 문명 이전에 인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가고 있음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듯.



결론? 미.드.만.세.

결론적으로.. 느낀 바는... '아니, 미국은 어떻게 이런 훌륭한 드라마를 만드는 거야?!' 정도? ㅡ.ㅡ;; (물론 미국 사람들의 윤리 의식이 모든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들 반의 반만 따라가도 세계 각 나라 꼴이 이 정도는 아니겠지만서도) 그렇지만 거부할 수 없는 미드의 특장점은 역시 시청자의 지적 욕구를 채워 준다는 것. 정말이지 훌륭하게도 미드는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군에 따라 드라마의 장르가 결정되고 주인공들은 사랑이나 불륜 따위에 울고 불고 하지 않아도 매회 서스펜스로 가득찬 드라마를 만들어 내니 이 어찌 신묘하지 않을 수가! 좋은 건 많이 보고 배우자는 거지. 뭐.




덧.
레이첼 영 역의 마리 쉘톤. 뭔가 인공적인 느낌이긴 한데 이마와 코가 너무 예쁘다. ㅜㅜ 시종일관 유지하는 무채색 정장룩에 가끔 썬글라스라도 걸칠라 치면 어찌나 멋진지! 예쁜 몸매도 아니고 이지적인 느낌도 아니고 연기력이 그렇게 돋보이는 역할도 아닌데 어쨌든 스타일이 좋네. +_+

드라마 밖에선 이런 느낌도!




저작자 표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매드맨 (MADMEN) 

개요 미국 | TV시리즈
감독 팀 헌터, 앨런 테일러
출연 존 햄, 재뉴어리 존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미드. 1960년대 광고쟁이들의 일과 사랑, 불륜과 권력 투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성차별과 자본주의에 대한 인식이나  닉슨과 케네디의 선거 장면을 담는 등 당시 미국의 W.A.S.P. & 남성 중심 사회의 정확한 반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텍스트이다. 사실 시즌 1의 1탄만 보고 난 후 여성의 입장에서 조금 불쾌한 내용들이 앞으로 계속 나올 것 같아 계속 봐야 하나 꺼려지기도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해지는 극적 재미 때문에 결국 시즌 1을 다 보게 되었다는.

에미상 3년 연속 수상의 빛나는 전적이 증명하듯 드라마의 만듦새와 스토리 전개도 훌륭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건 역시 개성 넘치고 상징성 뚜렷한 캐릭터들이다. 이 드라마의 캐릭터를 통해서만 보더라도 미국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자 1. 돈 드레이퍼 (스털링 쿠퍼사의 부장)

존 햄



주인공 '돈 드레이퍼'는 광고계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능력자이지만 아내인 베스에게조차 자신의 과거를 절대 밝히지 않는, 철저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그의 직업은 광고맨. 1960년대의 미국 사회에서 광고인이라는 직업은 자본주의의 앞잡이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앞서가는 부류 취급을 받았지만 그 세계에서도 돈 드레이퍼는 뛰어난 업무능력과 더불어 겉보기에 가정생활도 원만히 해 나가고 있는 완벽한 남성상으로 타의 모범으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어두운 과거를 숨겨야만 하는 그는 완벽하게 꾸려진 가정에서조차 위안을 받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방황을 한다. 속이 깊고 한없이 자상한 남편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생일파티에서 몰래 빠져나와 차에서 낮잠을 자거나 업무시간 중 애인에게 달려가 당장 여행을 떠나자고 하는 충동적인 면을 보이기도 한다. (겉보기에 완벽한 퍼펙트맨. 하지만 현실에서 정말 이런 남자랑 결혼하면 과연 행복할까 ;;)


남자 2. 로저 스털링 (스털링 쿠퍼사의 2인자)

존 슬래터리


돈 드레이퍼의 직장 상사 쿠퍼 이사. 세상 모든 여자들이 자기와 사랑을 나눌 수 있다고 믿는 타고난 바람둥이. 부하 직원의 아내건 회사에서 일하는 비서건 닥치는 대로 추파를 보내다가 치사하게도 결정적인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아내에게 처절하게 사랑을 고백한다. 밑바닥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즐기지 못할 상황이나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없는 듯한 전형적인 중고위층 기업가의 후손.


남자 3. 피트 캠벨 (스털링 쿠퍼사의 영업담당 직원)

빈센트 카세이저


피트 캠벨은 큰 형님뻘 되는 돈 드레이퍼와 사사건건 경쟁하려고 든다. 갓 결혼한 새신랑이지만 똑같이 어린애 같은 아내와 매번 다투고 좌절한다.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자격지심과 오만함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그 와중에도 가끔 바람을 피우는 인물. 일을 함에 있어서 야망이 크고 나름대로는 남자다운 꿈도 있고 로망도 있지만 결국 어린애 투정으로 끝나버리고 마는, 남편으로 삼기엔 참 한심하고 안타까운 캐릭터.  

여자 1. 베스 드레이퍼 (돈 드레이퍼의 아내)

재뉴어리 존스


완벽남 돈 드레이퍼의 아내인 '베스'는 그야말로 당시 여성으로서는 가장 안락하고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하우스 와이프의 표준이다. 금발머리에 아름다운 외모, 귀여운 아이들과 잘생기고 능력좋은 남편. 남부러울 게 없어 보이는 그녀이지만 놀랍게도 그녀에게도 고민이라는 게 존재한다. 바로 남편에게서 충족되지 못하는 애정 결핍!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일 핑계를 대며 왠지 자신에게 늘 한발짝 물러서 있는 듯한 남편 때문에 서운하고 한편 불안하다. 언제나 풀메이크업에 단정한 머리를 유지한 채 부부동반 모임부터, 부엌일, 섹스까지 해치우는 이 여성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엄청난 분량의- 의상을 선보이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아름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어딘지 모르게 우울해 보이는 게 마음아픈 여성 캐릭터이기도. (너무 잘난 남편을 둔 탓인게야...쯧쯧.)


여자 2. 페기 올슨 (돈 드레이퍼의 비서)

엘리자베스 모스


사회 초년생인 페기 올슨이 스털링 쿠퍼사에 입사해 돈 드레이퍼의 비서로 배정되면서부터 이 드라마가 시작되는데 시즌 마지막 즈음에 가서는 보조 카피라이터로 성장한다. 진취적이고 현명하며 현실적이고 당당한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 유형. 철저하게 남성 중심 사회이던 광고계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입지를 다져 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 그러나 역시 그녀도 도발적인 유혹 앞에서는 가끔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게 반전. 여성성은 능력있는 여성에게 언제나 걸림돌로 존재하고야 마는 걸까. 이 세상에선 결백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나쁜 사람들은 원하는 걸 얻으면서 잘도 빠져나간다며 울먹이는 페기의 모습을 보고 순간 울컥할 뻔 했다. (꼭 내 경우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이 나이에 사회 초년생 캐릭터에 공감하고 울 뻔 하다니..나도 참.)


여자 3. 조안 할로웨이 (스털링 쿠퍼사의 여직원들 중 왕고)

크리스티나 헨드릭스


페기 올슨이 당당한 능력제 커리어 우먼 캐릭터라면 조안은 자신의 여성적인 매력으로 남성들에게 어필하는 것을 최고의 무기로 삼는 여인이다. 언제나 화려하고 섹시한 의상으로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한껏 부각시켜 시선을 집중시키고 은근한 눈빛으로 남자들을 바라보다가도 도도하게 남자들을 밀어내는 게 그녀의 장기이자 특기. 은근히 페기를 시샘하는 듯 하지만 아직까지는 페기가 자신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현실에서 만난다면 여자들이 딱 싫어할 만한 캐릭터. 그러나 그것도 그녀의 생존 수단 중의 하나겠지. ;;



전반적으로는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적 환경 때문에 놀라기도 하다가 한편 공감하게도 되고, 현대화 되어 가는 과정에 놓인 사람들이 조금씩 진보해 가는 과정을 엿보는 것이 이 드라마를 보는 가장 큰 재미인 듯. 매 회마다 클로징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당시 음악들이 마음을 짠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매드맨>을 통해서 미국의 성 개방성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를 새삼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유교 사상까지 갖다대지 않더라도 충분히 기함할 만한 직장내 만연한 성희롱 풍토부터 혼외정사, 원나잇 등을 이 드라마에서 질리도록 구경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과 행위에 당위성이 있다는 게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 바람을 피워도 다 사연이 있고 그 중 대부분의 원인이 부부관계에서 기인한다는 점은 '가정'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자꾸 생각해 보게 만든다.

욕망은 '결핍'으로부터 비롯된다. 다른 이성에 대한 호기심, 회사에서 위나 아랫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 등 모든 것이 가까운 곳에서 채울 수 없는 욕망 때문에 시작된다는 것. 모두가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인데 도대체 그들의 정신적, 심리적 황폐함은 왜 해결되지 않는 걸까.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가 지닌 결정적인 한계가 아닐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끝없는여행길 2011/11/24 0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작가분이신가요? ㅎ
    이거 선댄스채널에서 해주더군요 저는 시대극을 좋아하는편이라서 주의깊게 보고있는데 재밌네요. 시대극 특유의 고증이 뭍어나는게 좋아요 음악이라든지 스타일 시대상황 등등 곳곳에 신경많이 썼다라는게 느껴지더라구요 비슷한 시대극 성장드라마 케빈은 12살도 있는데 혹시 보셨는지요 반올림PD/작가가 케빈은 12살을 많이 참고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드라마네요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11/11/24 0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작가는 아니구요. ㅋ 그냥 영화나 드라마 좋아해서 많이 보는 편입니다. 이 드라마 심하게 자극적이거나 스릴 넘치는 건 아닌데 꽤 울림을 많이 주더군요. <케빈은 12살>은 어릴 때 조금 봤던 기억이 나요. ㅎㅎ

로맨스가 필요해
드라마 / 총 16부작 / 2011.6.13~2011.8.12
편성 tvN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말랑말랑 로맨스!

지금은 사랑이 없는 시대, 사랑이 돈으로 거래되는 세상, 더 이상 신데렐라같은 인물은 나올 수 없는 시대라고 일컬어지지만 누구에게나 ‘사랑’에 대한 갈망과 동경이 있다. 너 아니면 안돼! 라고 말하던 생존의 시대는 사라진지 이미 오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모두 ‘약육강식’과 ‘정략결혼’과 ‘계산적 연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대가 각박해지고, 남녀의 결혼에 노골적인 리스트가 오갈수록 여자들이 더 강하게 원하는 것은 ‘로맨스’!
이 드라마는 그런 여성들의 로망을 대리충족해줄 수 있는 멜러드라마를 지향한다.


생존경쟁, 너무 힘들어!


지금 2,30대 여성들은 연애와 결혼, 혹은 일과 가정이라는 난해한 과제 사이에서 암담한 현실에 처해있지만, 또 일부 여성들은 자신들의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다정하고 창조적인 일상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젊은 에너지’를 소유하고 있다! 냉정한 도시로 일컬어지는 서울 안에서도 친구들과의 오래된 우정을 지속하면서도 창조적인 에너지로 자신의 삶을 채워가는, 새로운 젊음을 보여주고, 시청자로 하여금 새로운 “도시적 삶의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한국의 섹스앤더시티 혹은 위기의 여자들!


주 1회 방송되는 케이블 드라마의 편성에 맞춰 매회 새로운 스토리가 시작되고 또 마무리되는 주간단막의 형태를 취하되, 시즌물을 목표로 스토리의 연결성과 다음회에 대한 기대감을 잃지 않을 것이다. 또한 매회 주인공을 바꿔가며 ‘현실적 공감과 꿈같은 동경’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드라마를 목표로 둘 것이며, 케이블의 특성을 십분 활용 공중파에서 다룰 수 없는 현실적이고 솔직한 여성들의 욕망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로맨스가 필요하다. 사랑이 밥을 먹여주는 건 아니지만 밥맛을 좋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로맨스가 우리를 먹여 살려 주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있으면 행복한 것이 로맨스다. 로맨스 때문에 울고 웃고 상처받고 힘들더라도 어쨌든 로맨스가 없는 것보단 낫다. 그리고 기왕이면 행복하고 짜릿한 로맨스를 꿈꾸는 것이 모든 (미혼)남녀의 바람일 터. 왜 미혼남녀야 하냐고? 기혼남녀에게 로맨스는 지나간 추억이자 사치가 아닐까. (로맨스보다 더 좋은 걸-남편- 가졌잖아!! 욕심내지 말라곳!)



드라마를 보면서 이토록 공감대가 높았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내년이면 내게 돌아올 나이, 33세의 여주인공 3명이 각자의 방식대로 멋지게 자신만의 사랑법을 찾아가는 과정. 왜 굳이 33이어야 했을까...답은 너무 간단. 33살의 싱글 남녀라면 일단 사회적 위치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상태일 것이고(일반적인 케이스라면) 크고 작은 연애사도 보유하고 있을 것이고 결혼 적령기는 어차피 놓쳤으니 더 가치있는 삶을 찾아야 한다는 적당한 강박에 시달릴 만한 나이이다. 세상을 좀 아니까 두려울 것도 없고 남들 눈치 보지 않을 깡다구도 갖추고 있고 결혼한 친구들하고는 거의 연락이 끊겼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기술을 터득해야만 하는 나이. (왜 줄줄 읊고 있는 거냐..ㅡ.ㅡ;;)



그래서 그들에게는 로맨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언제나 이 로맨스라는 것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상대방을 사랑하는 감정이 같은 크기가 평생 유지되어도 이 풍진 세상에서 둘이 행복할까 말까 할텐데 그 마음이라는 것이 그야말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상대방이 내가 아닌 다른 이성을 만날까봐 전전긍긍, 그러면서도 내게 다가오는 이성에게는 일정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 때문에 드라마가 생겨나고 신파, 치정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드라마의 선우인영(조여정)은 젊은 여자에게 눈이 팔린 10년된 애인과 헤어졌다. 그리고 5살 연하의 남자와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 게다가 그 연하의 남자는 잘생긴 재벌 후계자!!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되고 재벌집 며느리에 대한 로망을 체험해 볼 일만 남았다. 여기까지 보자면 이 드라마는 지금까지 숱하게 보아온 신데렐라 스토리와 별다를 바가 없을 테지만 이 드라마가 여성들한테 절대적인 공감&지지를 받았던 이유는 백마탄 왕자를 걷어찰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평민여자 캐릭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 평민여자는 직장에서 더러운 꼴을 당해도 적금통장을 보면서 꾹꾹 참고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계산기를 두들기며 생활비 걱정을 한다. 부잣집 도련님 남친이 자기한테 죽고 못산다고 했지만 그 남자를 위해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만다. 결정적으로 아무리 밀어내도 마음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헤어진 전남친이 있다. 부와 명예가 보장되어 있는 미래보다 지금의 나를 온전하게 사랑해 줄 남자가 역시 여자들한테는 절실한 법. 바람 피우는 거? 아... 이 부분이 살짝 걸리긴 하지만 그 바람이라는 거... 지나가기 마련이라 바람인 거다... (라고 믿는 수밖에...ㅡ.ㅡ;)


재벌 후계자 남친?

풋.



주인공 선우인영(조여정)이 보통 여자들이 더도덜도 말고 딱 원하는 평균적인 로망을 실현하며 사는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면 패션몰 CEO인 박서연(최여진)은 조금 심하게 자유로운 프리섹스주의자, 이혼전문 변호사인 강현주(최송현)는 보수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이 3명의 주인공을 미드 <섹스 앤더 시티> 주인공과 빗대어 보자면-완벽한 비유는 아니지만- 선우인영은 캐리 브래드 쇼, 박서연은 사만다, 강현주는 샬롯 정도로 보면 될 듯. 
그들에게도 남자가 있고 각기 다른 스타일의 로맨스가 찾아온다. 결혼식장에서 바람을 맞는가 하면 양다리를 걸치다 들키기도 하는 등 그녀들의 로맨스도 지극히 현실적이고 가끔은 위험하거나 궁상맞다. 그러나 역시 여자들의 우정은 각자의 로맨스가 실패했을 때 (특히) 빛을 발한다. 상처받거나 외로울 때 서로를 감싸주고 자신감을 북돋워 주고 조언과 충고도 아끼지 않으며 서로를 의지해 나가는, 이들의 관계는 여자들이 가장 꿈꾸는 여자친구들의 모범 모델을 보여준다. 로맨스는 끝나도 우정은 끝나지 않을 테니 그들은 남자가 없어도 죽을 때까지 외로워 질 일은 없겠지. (하긴. 셋 중 하나라도 결혼을 하면 당장 깨질 운명이라 하더라도.)



여자들은 드라마가 현실에서 도저히 충족될 수 없는 판타지 덩어리라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최여진이 극중에서 '드라마가 여자애들 다 망쳐놨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여자들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잘생기고 돈많은 남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현실은 시궁창' 이라는 사실을 믿어야만 한다는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 몸부림칠 뿐.
아름답고 순수한 첫섹스, 매번 다른 데이트와 질리지 않을 이벤트를 열어주거나, 내생각에 잠 못들겠다며 휴대폰에 대고 노래를 불러주거나 맛있는 요리로 날 감동시키거나, 내가 모르는 책과 시와 영화를 많이 알고 있거나, 내가 우울할 때 멋진 차로 어디든지 데려가 줄 수 있거나, 내가 아무때나 방귀를 뀌어도 귀엽다고 볼을 꼬집어 줄 그런 남자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그저 하늘과 같은 인내심으로 참고 내가 먼저 잘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인간은 원래 부족한 동물임을 명심하고 감싸주어야 겨우 내 남자로 만들 수 있을까 말까 한 현실. 그나마 내 주변에 그렇게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남자가 있기나 하면 다행. 날 좋아해주기까지 하면 언감생심.
뭐... 그런 거다. 현실에서의 로맨스라는 것은.

가장 바람직한 로맨스의 마지막 모습?!


가장 멋진 로맨스는 온전한 나와 상대방을 이해하는 상태에서, 부족함을 서로 메워주려는 노력이 더해질 때에나 비로소 가능한 듯. 바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인정해야....ㅡㅜ 하지만 그럴수록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더 있겠나.
'왜 바람을 피웠냐' 는 선우인영의 물음에 '내가... 남자라서 그래' 라고 대답하는 걸 보고 있자면 할 말이 턱 막히고 한 숨이 천리를 날아갈 기세지만 그래도 어쩌겠느냐고.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날 가장 잘 알고 잘 이해하고 사랑해 줄 사람이라는 믿음만 있다면. 그러면서도 역시 필요한 건 언제 생길지 모르는 로맨스 사이의 공백을 견디기 위해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연마해 두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최소한 비참해 지지 않을 수 있다. (선우인영의 경우엔 기타를 배웠다. 음... 근데 그마저 전남친이 사준 기타라며.. ㅡㅡ;)



어쨌든 로맨스는 로망과 어원이 같다. 그러므로 완벽한 로맨스는 태생적으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단히 노력해야 만들 수 있고 인연을 만나야 겨우 이룰 수 있는 것이 로맨스다. 그게 얼마나 희박한 확률인지는 더 말해 무엇하랴. 그리고 이 드라마도 한계는 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일단은 남자들이 있는 상태에서 드라마가 시작되었다는 점. ㅡ.ㅡ; 그리고 로맨스 외에는 별 다른 걱정거리가 없어 보이는 커리어를 가진 여성들의 안주거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의 얄궂은 심리를 정말 잘 다룬 드라마라는 점만은 인정!



선우인영은 조여정이라는 배우의 매력을 가장 잘 살려준 캐릭터, 최여진과 최송현 역시 역할에 꽤나 잘 어울렸고. 선우인영의 발바닥의 각질 같은 존재이자, 버리지 못할 사랑으로 나온 김성수 역의 김정훈도 처음으로 자신의 외모와 나이에 걸맞는 역할을 맡은 듯. 훗, 많은 여자들을 배성현앓이로 몰아넣은 최진혁도 의외로 눈웃음이 귀여웠던. ㅎㅎ
전철에서 스맡흐폰으로 보기에 다소 민망할 정도의 수위도 간간이 등장했지만 딱 봐줄 만한 수준이라 꽤 즐겁게 봤던 드라마.
 

+ 특히 전문직 여성(호텔 컨시어지 지배인) 캐릭터를 자세히 묘사하는 에피소드들이 더해져서 좋았다. 도우미이건 학교 선생이건 연예인이건 직업 불문하고 나왔다 하면 다들 사랑타령, 이별타령만 하는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특정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의 고민이나 애환, 비전을 보여주는 면에 충실했다는 점.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건 아닐까. 생계와 로맨스가 구분되어야만 하는 현대인들의 일상은 그러한 것이니까. 아무리 비루한 상황에 처해도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참아야 하는 순간이 있고 애인하고 헤어졌거나 상처받았어도 웃으며 출근해야 하는 직장이 있는 것.






한때 우리는 마법과 같은 로맨스의 짧은 순간이 멈추면
사랑도 끝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로맨스는 사랑으로 묶인 두 남녀가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의 다른 이름이다.
서로의 눈을 보고 서로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서로의 손을 잡아주고 서로에게 열중하는 시간
우리는 지금에야 그 시간들이야말로 진짜 로맨스라는 것을 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topsy.tistory.com BlogIcon 즈라더 2011/10/22 1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샌 케이블 드라마에 괜찮은 작품이 많단 말이죠...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11/10/22 1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약이 별로 없고 자유로워서 그런 거 같아요. 집중해서 본 건 처음이었는데 꽤 맘에 들었다는~ :)

드라마 <한성별곡 - 正>

2007.07.09 ~ 2007.07.31
편성 KBS2 (월,화) 오후 9:55
제작진 연출 곽정환 | 극본 박진우

후기 청나라로부터 신문물과 실학사상이 활발히 유입되고 왜란과 호란 이후 대내외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400년 조선왕조의 기운이 쇠진해갈 무렵, 民을 앞세운 강력한 개혁정책으로 세종조 이후의 중흥을 꿈꾸는 임금과, 독선적인 왕권에 위협을 느끼며 전전긍긍하는 보수 정치세력들의 전면충돌이라는 사회, 정치적 격변기의 한가운데서 무엇이 올바르고 진실된(正) 삶인지를 묻는 세 젊음의 뜨거운 열정과 가슴아픈 사랑에 관한 이야기


늦게라도 봐서 다행이다

올해 4월 쯤엔가 영화 <조선명탐정> 개봉 전에 <열녀문의 비밀>을 읽고 정조시대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그때 누군가 드라마 <한성별곡>을 추천해 주어서 보게 되었는데 엄청난 감명을 받고 리뷰를 써야지 미뤘다가 반년이 지난 늘에서야 다시 꺼내 보게 된 드라마. 몇 장면 캡쳐만 하려고 빨리 감기를 하면서 보고 있는데 무슨 얘기였는지 하나도 생각이 안 나는 거다. 영상미도 워낙 훌륭한 작품이어서 몇몇 장면들은 강렬하게 뇌리에 남아 있지만 스토리는 복잡하고 배경지식도 꽤 요구하는 편이어서 거의 다 잊어버렸던 듯. 결국 드라마 편을 6시간 동안 다시보기 하고 말았다.



두 번째 보니

당시엔 주인공 3명 박상규(진이한), 이나영(김하은), 양만오(이천희)의 절절한 3각 관계, 그리고 영상미에 집중을 해서 보았다면 오늘은 당시 정치를 둘러싸고 권력층 내부에서 벌어진 싸움의 윤곽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듯 하다. 그러나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가슴을 울리는 건 '소망을 갖는다는 것만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이다.




세상을 바꿔 보고자 개혁을 시도했던 임금도(홈페이지나 그 어느 곳에도 이 임금을 정조라 칭하지 않지만 경장정책을 추진한 개혁군주에 대한 묘사는 그가 '정조'를 모델로 한 캐릭터임을 말하고 있다), 서얼과 중인, 여인이라는 신분의 장벽에 가로막혔음에도 목숨을 걸고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젊음을 바친 3명의 주인공들도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그들이 꿈꾸었던 세상은 굶주리는 자, 차별받는 자 없이 모두 평등한 기회를 얻는 세상,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이었다. 하지만 어디에나 변화를 바라지 않는 보수세력이 있기 마련이다. 그들의 결탁에 맞서기에 이 소망을 꿈꾸는 자들은 너무나 미약하고 순진했다.





그들이 꿈꾸었던 '새로운 세상'은 과연 올까

박상규의 아비인 박인빈의 말대로 모두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살고 있다. 돈에 목숨 거는 장사치나, 얼굴에 목숨 거는 기생이나, 자기 식구에게 밥과 국을 먹이기 위해 권세에 목숨을 거는 기득권층이나 모두가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달려 간다. 그러나 박상규는 그 신념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응수한다. 나 자신의 안위를 위한, 내 부모 형제만을 위한 신념이냐, 나와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까지 모두를 위한 신념이냐에 따라 그 가치와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어느 시대를 살았던 어떤 사람들에게나 시대를 반영한 목표와 신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신념이 모두 옳다고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옳은 신념이 언제나 모두에게 칭송받고 옳은 결과로 이어지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신념을 가진 자들이 어떤 식으로 핍박받고 희생되어 갔는지 우리는 그 사례를 역사를 통해서 충분히 보아왔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은 그들이 그토록 바라고 꿈꾸었던 '새로운 세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수 세기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굶는 백성이 존재하고 자신의 밥그릇과 이익을 위해 폭력과 범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가진 자들은 더 많이 가지려고 못 가진 자들을 옭아매고 개혁을 일으키고자 하는 싹은 애초에 잘려져 스러지고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오늘을 사는 우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만든다. 그때나 지금이나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염원은 간절하지만 그 신념들은 너무나 허약하기만 하다. 종종 개혁군주 정조와 비교당했던 전 노무현 대통령도 결국 세상과의 싸움에서 실패하고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비운의 리더의 생애를 목격한 궁핍한 민초들은 분노하고 슬퍼하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하나마나한 이야기이지만 이 드라마가 전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직후 방영되었더라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보며 공감하지 않았을까.

역사와 전통은 지켜져야 하옵니다 ,전하.
자왈 유황산 유황심이라 했다 무슨 뜻인가.
배고픔이 해결되어야 선한 본성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허면 백성들의 주린배를 어찌하면 해결하겠는가.
가까이는 진휼미를 풀고 멀게는 곡식을 살 수 있도록 일거리를 찾게 합니다.
그렇다. 나아가 백성에게 일굴 땅이 있어야 한다.
허나 보거라.
소수인 사대부와 장사치가 생산과 유통을 틀어쥐고 자기들 배불리는 데에만 급급하다.
하여 아무리 노력하여도 하루 한끼 배불리 먹을 수가 없고
절망감과 분노만 키워내는 다수의 백성이 존재한다.
현실이 그러하거늘 어찌 지난 400년 동안 도읍이라 하여 앞으로도 계속 도읍이어야 한단 말이더냐.
허나 전하. 새 도읍에 사람들이 몰려들면 또다시 터를 잡지 못하고 굶주리는 백성들이 나올 것이옵니다.
그땐 또다시 도읍을 옮기시겠습니까, 전하.
백성을 배불리 먹일 수만 있다면 한번이 아니라 열번 백번이라도 옮길 것이다.
그것이 진정 백성을 위하는 길 아니겠는가.



이 드라마의 의의

이 드라마는 2007년 당시 사전제작제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였지만 좋지 않은 시청률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우울과 절망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반갑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당시 파격적이었을 신인들의 주연 캐스팅도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인생에 손꼽을 명품 드라마라고 이야기하고 있듯이 좋은 드라마에 대한 명성과 감상은 이렇게라도 전해져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의 불씨를 당기게 될 것이다. 소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뛰어드는 신념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게라도 드라마를 통해 또 이런 후기를 통해 전파될 것이다.
그래서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찾아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분노하는 것 이상의 희망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와 노력이 반드시 이루어지는 공정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 이천희는 그나마 셋 중 인지도가 있던 배우고 김하은은 <추노>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진이한은 이 드라마에서 어눌하면서도 선하고 현실적인 제약 앞에서 갈등하는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요즘 현대극 드라마에도 나오는 듯 하지만 그 때의 인상을 뛰어넘지는 못하고 있는 듯. 안내상과 정애리, 배성우 등 연륜있는 조연 배우들이 드라마를 튼튼하게 받쳐 주고 있다.


모두가 만족하는 최선의 선택이란 이 세상에 없는게야.
언제나 어느 한 쪽이 우선하는 차선만이 가능하다.



신료들 왕왕거리는 소리에 내가 신경이나 쓸 것으로 보았느냐?
설사 네 년이 내게 임금을 죽였다 떠들어댄들 내가 눈 하나 깜짝할 것으로 보았느냐?
나는 이 나라 조선의 하늘이다.
구름 위 하늘을 노니는 용이 한낱 땅에 하찮은 것을 신경이나 쓴다더냐?



세자에게 보위를 물려줄까 합니다.
지금 뭐라 하셨습니까.
지금 조선은 구습을 벗지 못해 백성이 도탄에 빠지고
세계 발전을 등한시해 또다른 외침에 대비치 못하고 있습니다.
허나 신료들은 사사로운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어명 알기를 우습게 아는 지경입니다.
하여 세자로 하여금 군왕의 위엄을 바로 세우고
저는 상황으로 물러나 임금으로서 하지 못한 일을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지금 내 앞에 계신 분이 금상이 맞으시오?
비록 상왕이 된다 해도 선대왕의 유지를 어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말을 누가 곧이 듣는단 말이오?
이 할미조차도 못 믿겠다면 어찌 하시겠습니까?
믿으셔야 합니다, 마마.
조선의 미래를 염려하신다면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마마.
그것이 누구를 위한 미래란 말이오?
금상을 위한 미래요 아님 이 왕실을 위한 미래요?
조선의 백성들과 조선의 후손들을 위한 미래이옵니다.
아니되옵니다. 절대로 아니되옵니다.


++ 남녀 메인 주인공인 박상규와 이나영의 과거 장면에서 보여주는 한국 사계의 풍경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보다는 막연한 소망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그 때의 추억은 시대를 불문하고 모든 이들의 '청춘'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제게는 낭자가 그 유리와 같습니다.
낭자로 인해 이제 세상이 거꾸로 보이지도, 흐릿하게 보이지도 않으니 그 유리와 같다 그 말입니다.
세상을 바로 보시려면 그 유리가 항시 필요하겠군요!
이번엔 제가 도령을 보겠습니다.
멀리 계시더라도 항상 제 눈앞에 있는 듯 계십시오.
아시겠습니까?




청나라로 유학을 떠나는 박상규.


낭자를 두고 그 먼길을 가기가 두렵습니다.
도련님이 가는 것은 저도 함께 하는 것입니다.
도련님이 보는 것은 저도 함께 보는 것입니다.
몇해가 걸릴지 이별하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두렵기만 합니다.
빨리 떠나셔야 기다림도 짧아집니다.
어서 가십시오.
언제나 항상 몸조심하십시오.
약조하신 겁니다.
돌아보지 마십시오.




+++ 다시 박상규와 이나영이 만날 때마다 벚꽃잎이 흩날리는 건 좀 오바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차피 이 드라마는 '소망'을 보여주고 '소망'은 곧 '로망'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떠올리기만 해도 꽃향기가 나는 것 같은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로망의 발로라고 이해한다면 보아 넘길만 하다.


보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낭자 생각을 많이 했는지 아십니까.
매일매일.. 하루에도 정말 몇 번씩 낭자를 떠올리는지...
낭자는 모릅니다.
떠나지 말걸.. 이별하지 말걸..  후회하고 또 하고..
낭자 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까...
죽음의 문턱에서 들은 낭자의 속삭임은 정녕 제 꿈입니까..



++++ 조선시대, 개혁을 막았던 것은 신분제와 각종 악습 등 보수주의가 고수했던 구시대적 유물들이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개혁을 막고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

친위대를 키웠던

정조.

시전 총행수가 된 양만오.

그의 연설.



사.농.공.상.이라... 우리는 가장 천대받는 자들입니다.
우리가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벌어먹기에 급급해 민초들에게 부정을 일삼고 복리를 취해온 우리 장사치에게
그런 대접은 당연합니다.
허나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가진 자들에게 비싸게 팔고 그 이문으로 민초들에게 싸게 팔 것입니다.
하여 조선의 민초들은 굶주림의 고통을 덜 것이며
그 잘난 양반 사대부들보다 우리 상인을 더 믿고 따를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이 땅에 나고 자랄 우리 후손을 위함입니다.
천하게 태어나 천대받고 살았다 하여 언제까지 그리 살 순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풍족하게 할 것이며 우리는 스스로를 대접할 것입니다.
그리할 때 그 잘난 양반 사대부 부러울 게 무엇입니까?
그리할 때 우리가 그들보다 못날 게 무엇입니까?
우리와 우리를 믿고 의지할 민초들이 풍요롭고 행복한 것이
바로 이 나라 조선이 풍요롭고 행복한 것입니다.
그것은 저 나랏님과 양반네들이 가진 총과 칼이 아니라
바로 나 양만오와 여러분이 가진 돈의 힘으로만 만들 수 있습니다
돈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상인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언젠가 반드시 옵니다, 여러분!



+++++ 박상규의 아비인 예조판서 박인빈은 자신과 자신의 식솔의 안위를 위해 정의와 도덕 대신 줄대기와 부정부패를 택한 인물이다. 혼란 속에서도 잘 살아남는 듯 보이지만 결국 궁지에 몰리고 자결하고 만다.

남부럽지 않은 권세와 부를 이미 갖지 않으셨습니까?
더이상 무엇을 원하십니까?
포졸놀이나 하고 있으니 정치가 무엇인지 알 턱이 있느냐?
정치는, 백성을 위하는 마음입니다.
마음이라.. 어린애같은 소리 말아라.
내 마음까지 결정해 버리는 게 나보다 강한 권력이다.
아무리 충심을 맹세해도 임금이 역적이라면 역적이 돼 버리는 게야.
무엇을 더 원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다.
더 강한 자가 더 많이 가진 자가 살아남는게야.
약육강식 힘있는 자를 두려워 하고 동시에 갈망해야 한다.
그것이 세상사는 이치야.
두려워만 하고 갈망하지 못해 힘이 없다면 어쩌겠느냐?
백성을 위할 수 있겠느냐?




저는 누구의 잘못도 알지 못하겠습니다.
임금도, 이참판 어른도.. 박인빈 대감도, 조상궁도, 저마다 자신의 신념을 좇을 뿐...
서주필 형님도, 양행수도...
헌데 왜 서로 죽고 죽여야 하는지 도무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말씀해 보십시오.
왜 이렇게 변하셨습니까.
좋은 세상에 대한 소망을 한가득 지니고 계시던 낭자가 아닙니까.
제게 좋은 세상에 대한 소망을 한가득 나누어주신 낭자가 아니십니까.
제게 죄가 있다면 오라를 채우십시오. 
누가 시킨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낭자는 절대 절대 그럴 분이 아닙니다.
무엇이 낭자를 그리 움직이는 것입니까.
세상이... 제가 알던 세상이 아니더이다.
노비가 되어 경험한 세상은 양가집 규수가 알던 세상이 아니더이다.
태어났다는 이유로 살아가는 민초들 대개가 하루를 연명하듯,
노동하다 지치면 그저 하늘 한번 쳐다보고 그리운 님 추억으로 인내하려는 노비에게
세상은 참으로 모질고 잔인한 것이더이다.
허나 낭자.. 낭자는..
도련님께서 아실 리 있습니까.
알아도 느낄 수 없겠지요.
타고 나지 못해 가지지 못한 자들의 그 고통 그 괴로움.
실낱같은 연민과 미련을 모두 버리니 고통이 없어지더이다.
잔인한 세상에 소망 하나 갖지 않으니 삶의 이유 절로 분명해 지더이다.
그리하여 이제 갈 길은 한 가지만이 남았습니다.
제게 죄가 있다면 오라를 채우십시오.


나라를 지키는 군사를 길러내는 것은 응당 병권을 책임진 자가 앞장설 일이거늘,
한 나라의 병조판서라는 자가 타국에 원병을 청할 궁리만 하다니,
부끄러운 줄 아시오!


누구의 묘인지 묻지 않느냐?
나의 벗이자, 스승이오, 또한 나를 죽이려 했던 자와 그가 아끼던 한 사람의 묘이다.

나에게 힘을 주시오.
경과 함께 꿈꾸고 소망하던 세상이 바로 눈앞에 있소이다.




낭자. 살고 싶습니다.
저는 낭자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허나 내가 살아 낭자가 위태로워 진다면.죽는 편이 낫지요
삶의 희망이 없던 저를 그냥 내버려 두지 그러셨습니까.


아귀처럼 이 목마전에서 살아남으려는 이유는,
이 땅에 고통받는 백성들을 위해 새로운 조선을 만들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 때문이다.
나의 간절한 소망은 그 누구보다 강하고 단단하다.
때문에 그 누구도 나를 죽일 수 없다.
허나 당장은 나아지지가 않는다.
신료들도 백성들도 나를 탓하기에 바쁘다.
나의 간절한 소망을 따랐다는 이유로  소중한 인재들이 죽어 나가고
내가 꿈꾸던 새로운 조선은 저만치서 다가오질 않는다.
아무리 소름이 끼치고 아무리 치가 떨려도 난 저들을 이길 수가 없다.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내가 백성들을 설득하지 못해 지는 것이다.
나의 신념은 현실에 조롱당하고 나의 꿈은 안타까운 희생을 키워가는데
포기하지 않는 나는 과연 옳은 것이냐.
나영아... 너라면 어찌하겠느냐.


살아남아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이 나라 조선에 나와 네 부친이 소망한 세상이 오는 것을 보아라.


++++++ 역시 이루어지지 않는 외사랑은 어디에나 존재했고 누구에게나 슬픈 것이다.

나는 ... 한 여인을 잊을 자신이 없네...
저 역시 한 사내를 잊을 자신이 없습니다...


보잘 것 없는 처지를 비관해 젊은 혈기로 미친 짓을 하다가
아씨로 인해 세상을 다시 보고 소망이라는 것을 품게 되었습니다.

아씨,
저의 세상을 함께 보십시오.
저는 세상 끝나는 날까지 아씨를 지키는 자가 될 것입니다.


 

살고 싶습니다.
저도 도련님과 살고 싶습니다.
부디 살아서 좋은 세상을 보십시오.

평생을 내 가슴에 품고 살았던 한 여인.
그 여인이 평생을 가슴에 품었던 한 사내를
그 둘이 함께 품었던 작은 소망과 함께
그 여인 곁에 묻었소.
나는 이제 그들과 함께 묻은 그 소망을 잊을 것이오.
하지만 먼 훗날 그들을 묻은 자리에서 싹이 나고
그 싹이 온 세상을 뒤덮는 우거진 나무로 나란다면
나는 그 사내와 여인을 기억할 것이고
어쩌면 다시 소망을 품어볼 것이오.



이 아이에게 아비가 소망하던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혹여 이 아이가 그 세상을 보지 못한다 해도, 이 아이의 자식이 두 분 원하시던 그 세상에 살겠지요.


담고 싶은 장면도 기억하고 싶은 대사도 많아서 다 적다 보니 양이 좀 많네 ;;

어쨌든 언제건 다시 보고 싶어질 드라마.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topsy.tistory.com BlogIcon 즈라더 2011/10/09 2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걸작이죠..ㅠㅠ 이런 작품 만나기 힘들 겁니다.

    작가분은 바람의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서 실망시켰고..
    감독은 추노로 대박치더니, 도망자에서 왕창 무너졌고..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11/10/10 2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공연이랑 드라마도 많이 보시나봐요~
      전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드라마 뒤늦게 찾아보는 편이라.. 좋은 드라마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 Favicon of http://topsy.tistory.com BlogIcon 즈라더 2011/10/11 0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드라마는 많이 보지 못 하고 있어서리..^^;;
      <남자이야기> 추천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11/10/11 2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감사합니다. ㅎㅎ 찾아서 봐야겠어요 ^^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11/11/24 0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으왓! 대왕세종/케빈은12살/도쿄여우비!! ㅋ 모두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3편 각자 성격이 너무 다른 작품들이네요 ㅋㅋㅋ 추천 감사하고요~ 꼭 챙겨 보겠습니다. ^^

    • 끝없는여행길 2011/11/24 0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명작이죠 저도 우연히 보다가 결국 연달아 6시간 봤는데 아직까지도 못본사람들이 부지기수라는게 참 안타까워요 요즘사극은 점점 가벼워져 가는거 같아서 안쓰럽고 드라마 좋아하시는거 같은데 안보셨다면 대왕세종/케빈은12살/도쿄여우비/카이스트 추천해봅니다 저는 송지나 작가 좋아합니다 ㅎㅎ



자그마치 4개월이 걸렸다. 출퇴근 시간만을 이용해 미드 <배틀스타 갤럭티카> 정복하기, 그 대장정을 마쳤다.
(휴, 내가 사일런들과 전쟁이라도 치른 듯 이렇게 진이 빠질 수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도 리뷰를 쓰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메모를 하면서(!) 드라마를 봤지만 
막상 다 보고 나니 역시 엄두가 안 난다. 
제대로 쓰려면 논문 한 편 쓴다는 각오를 해야 할 듯.


 줄거리

아무 경고 없이 세계가 멸망한 후, 남겨진 것은 '희망' 뿐이었다.

열 두 콜로니 종족(인류)은 전쟁에서 노예나 군인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일런(인공지능 로봇)을 발명하였다. 그러나 사일런은 진화하여 혁명을 일으켰으며 인간과 기계 사이의 전쟁이 일어난 후 인류는 먼 우주로 쫓겨갔다.

열 두 콜로니와 사일런 사이의 휴전은 긴장과 침묵 속에서 40년 간 지속되었다. 인간은 매년 휴전 기념일마다 사일런 특사를 만나기 위해 중립지역으로 특사를 보냈으나 39년 동안 단 한 명의 사일런 특사도 오지 않았다. 

40번째 기념일,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한 인간형 사일런이 인간 특사를 만나러 오지만 그 직후 사일런은 열 두 콜로니를 공격하여 인류를 집단 학살한다. 

재앙의 날, 수천만의 인류가 핵폭발에 의해 죽고 운이 좋은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홀로 남은 콜로니 전함-배틀스타 갤럭티카-가 이끄는 선단에 합류하여 우주 공간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갤럭티카와 그 승무원들은 5만 명도 채 남지 않은 절망스런 생존자들을 구원할 능력이 없어 보였다. 사일런 공격 당시 그 우주선은 낡아서 해체되어 박물관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배틀스타의 함장이었던 윌리엄 아다마는 살아 남은 인간 종족을 지키기 위한 책임감을 스스로 진다.   

한편 카프리카의 콜로니 정부가 전멸함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었던 로라 로즐린이 대통령직을 맡게 되고 그녀는 예언적 비전과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신화 속에 나오는 13번째 콜로니, '지구'라는 미지의 행성을 찾아 선단을 이끌고 먼 여정을 떠난다. 

(http://www.syfy.com/battlestar/about 에 나오는 내용을 내 입맛대로 번역 ;;)


어쨌든 평균 45분 러닝타임의 드라마가 4개의 시즌을 합쳐 총 80편이니 어마어마한 분량이긴 하다.
엄청난 스케일의 세계관, 흡사 만화 <묵공>의 반전을 떠올리게 하는 마지막 대반전이 뇌리에 강하게 남은 드라마.
전쟁과 사랑, 배신과 용서, 정치와 도덕, 법과 윤리, 종교와 과학, 인간성과 기계성, 현실과 비현실, 지식과 초감각 등
오늘날 인류가 가지고 있는 온갖 고민과 문제적 키워드들이 총출동하여 하나의 드라마 안에서 버무려 지는 게 가능하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
결과적으로는 우주의 섭리는 모두 인간의 사랑에서 비롯되었다, 내지는 모든 역사는 되풀이된다 라는 대전제로 마무리되는
인류 존속에 관한 대서사.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치밀한 각본을 쓸 수 있을까, 허를 찌르는 반전의 반복과 예상하기 힘든 스토리 전개, 
자칫 감상주의에 빠져버릴 수 있는 소재들을 매회 다루면서도 결코 그 도를 넘거나 센치해 지지 않는 시종일관적 시크함 등
모든 요소가 감탄을 유발케 하고

수많은 캐릭터와 에피소드들, 상징과 교훈이 골고루 명료하게 그 의도성을 드러낸다. 
어쨌든 이처럼 창의적인 스토리텔링도 역시 70년대 미국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라고 하니
그들의 크리에이티브한 드라마 제작 능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도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다 보니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도 등장하긴 한다.
그렇지만 아예 처음부터 비현실적 존재에 대한 믿음을 은근히 전제로 깔아 놓고 드라마를 전개하니
의의를 제기할 틈도 없이 그저 스토리를 좇아가는 것만도 벅차도록 몰입하게 된다. 

사실 우리 주위에서도 가끔  일어나는 기적이나 초자연적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는 현대의 과학과 이성이란 얼마나 허무맹랑하던가.
그러고 보면 우리가 상상하는 그 어떠한 사건이든 언젠가 우리에게 일어나지 못할 이유가 없고 
따지고 보면 전 인류의 생존과 번식의 역사만큼 엄청난 기적이 또 있었을까 싶어지는 거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기계와 구별되는 측면에서의)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어떤 존재인가)' 를 끊임없이 되묻게 되는가 하면
기나긴 여정의 마지막, 지구의 대안을 찾은 인류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즌 4의 마지막회(20화)를 보는 동안은
꽤 눈물도 많이 흘렸다.


이 드라마의 장르를 굳이 따져보자면 어디 보자...
거대한 스케일의 SF 장르물이기도, 온갖 종류의 사랑이 등장하는 로맨스물이기도, 가끔은 정치물, 법정드라마, 혹은 의학서스펜스이기도...

일단 논문은 시작할 자신이 없어서 더 자세한 리뷰는 이 쯤에서 포기..ㅡ.ㅡ;;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튼튼하게 설계되어 있어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매력적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배우는 역시 인간의 양면성을 모두 보여주는 입체적인 인물인 가이우스 볼타를 연기한 제임스 캘리스,
요 근래 본 배우들 중 최고의 섹시미를 선보인 넘버 식스 역의 트리샤 헬퍼,
사일런 역을 맡은 죄로 1인 5~6역(샤론 발레리, 부머 혹은 아테나 또는 8호)을 해내야 했을, 놀라운 연기력의 소유자, 그레이스 박(한국계라고 해서 더 호기심이 가는 배우)
흑인 여배우 중 제일 예쁜 듯한 캔디스 맥클루어 (아나스타샤 두알라 중위 역)
등등.. 
특히 한국배우 천호진을 떠올리게 하는 윌리엄 아다마 제독 역의 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
차분하면서도 강인한 대통령 리더쉽을 보여준 로라 로즐린 역의 매리 맥도넬 커플은 그레이 로맨스의 최고치를 보여주었다.
언급하다 보니 끝이 없네.
어쨌든 미국에는 좋은 배우들도 정말 많구나.

긴 시간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꽤 오랫동안 잊지 못할 인상을 준 드라마 중 하나로 기억될 듯. 
브라이언 싱어가 연출한다는 극장판 <배틀스타 갤럭티카>도 열심히 기대해야지!!


아.. 저 지구가 대관절 무엇이길래...
아무 조건이나 희생 없이 지구에서 태어나 살게 된 것만도 어찌나 감사한 일인지..ㅡㅜ;


'뫼비우스띠와 같은 인류의 흥망성쇠'를 다룬 반전이 등장하는 다른 컨텐츠 추천
2009/02/16 - [신씨의 culture 리뷰] - [만화] 묵공 (墨攻, 1992~1996, 모리 히데키)_소설에서 영화로 나아간 범아시아 콘텐츠 모델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topsy.tistory.com BlogIcon 즈라더 2011/09/18 0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극장을 싱어가 연출한다니..
    이거, 드라마를 다시 봐둘 필요가 있겠군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11/09/18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드라마 소장할 만 하다고 생각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볼 자신은 없다는 ㅋㅋ 넘 장대해서.. ;
      영화를 기다려야겠어요~! 완전 기대 :)

<로스트룸>

본방정보 : 미국 Syfy (2006/12/11~2007/12/13 방송종료)
출연 : 케빈 폴락, 줄리아나 마굴리스, 이완 브렘너, 피터 크라우즈
소개 : 주인공 형사가 딸을 찾기 위해 열쇠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

백점만점에 구십점 미드

미드를 많이 보는 편도 아니지만 나박사님의 추천으로 특별히 찾에 보게 된 드라마, '로스트 룸'. 한동안 나를 미치게 만들었던 <프리즌 브레이크>보다는 조금 못 미치지만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았다. 하지만 역시 어설프게 현실 안에서 결합된 Sci-Fi 는 그만큼 긴장감이 덜 한 듯. 주인공의 명민함에 기대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건 '프리즌 브레이크'와 '로스트 룸'이 비슷하지만 문제는 '로스트 룸'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세계관이다.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다소 허무한 결말로 끝난 것 같은 찝찝함은 지우기가 힘들다.

아이템을 다 모으면 수퍼파워가 ...

드라마의 시작은 거창하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물건(object)들이 가공할 만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설정이 우선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사람을 순식간에 구워 버릴 수 있는 볼펜이나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빗, 사물을 회전시키는 가위 등 모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물건들 속에 숨겨진 기능을 발견할 때마다 놀라게 된다. 그 물건들은 모두 어느 모텔 방에 있던 것들로 다른 아이템끼리 모이면 또 다른 힘을 발휘한다. (완벽하게 게임 구조의 스토리텔링이다. '드래곤볼'의 업그레이드 버전이거나) 물론 각각의 물건들이 지니고 있는 힘은 그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초자연적인 힘을 갖게 하고 그래서 그것들을 차지하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에 뛰어들게 된다. 예상 가능하지만 그것들을 모두 한 곳에 모으면 신과 대화할 수 있다고 믿는 종교집단(수도회, order)이 생겨나고 또 질서를 파괴하는 그 물건들을 모아 소멸시키려고 하는 세력들(기사단)이 존재한다. 돈으로 아이템을 사들이는 사람도 있고 그 물건들의 역사를 파헤쳐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고 그 물건들이 있는 장소와 소유자들에 대한 정보를 거래하며 먹고 사는 사람도 등장한다.



가족이 뭔지..

설정은 새롭지만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 주인공들의 사연은 모두 비슷하다. <프리즌 브레이크>의 마이클은 사형 선고를 받은 친형을 구하기 위해 직접 감옥에 들어갔고 <히어로즈>의 클레어는 친엄마를 찾아 헤맨다. <로스트 룸>의 주인공 역시 사건에 휘말리게 된 이유는 딸이 모텔 방 안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주인공 크로이츠펠드 역시 9년 전에 세상을 떠난 아들을 되살리겠다는 욕망 때문에 아이템을 찾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주인공들의 가정은 완벽하지 않고 그들은 사건을 거치는 동안 만나는 사람들끼리 우정, 유대감을 쌓게 된다. 물론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는 배신에 뒷통수를 맞기도 하지만.

역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보너스.

급하게 마무리지어진 듯한 엔딩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보는 재미는 꽤 좋았다. 물건에 숨겨진 힘들이 드러날 때 피식 웃음이 새어나올 정도로 그 상상력이 황당무계할 때도 있긴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과 나름대로 촘촘한 논리가 등장하기 때문에 재미로 보아넘길 만 하다. 또한 <로스트 룸> 1~3화는 시즌 2에 대한 기대감도 충분히 지펴 놓는다. (마치 광야의 예수처럼) 사막에서 죽을 뻔 하다 살아나 갑자기 자신이 예언자라고 주장하게 된 마틴 루버의 존재도 그 역할이 남아있음을 암시하고 있고 맨 마지막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모텔 열쇠는 그것을 찾기 위해 다시 악당들이 모여들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중간에 사라진 수많은 인물들, 기능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많은 물건들이 등장했던 만큼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의문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왜?!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떠올렸을 의문. '도대체 우리나라는 이런 드라마를 왜 못 만들까?'. 누군가 조소하듯이 우리나라에는 형사, 의사, 변호사가 나와도 그저 사랑놀음 뿐이다. 남녀상열지사를 빼고는 드라마를 만들 생각 조차 하지 못하는 듯 그 소재가 극히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고 미드처럼 만들어 달라!고 주장하고 싶은 건 아니다. 드라마에서 풀어놓을 수 있는 상상력의 한계를 넓혀 보자는 것. 아쉽다는 것일 뿐.



+ Syfy채널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는데 마치 우리나라에서 얼마 전에 폐간된 잡지 '판타스틱'을 떠올리게 한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소년중앙' 같은 느낌? 황당무계하지만 흥미진진한 비현실의 공간. 다른 볼만한 드라마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ㅎ

+ 이 드라마에는 한국계 코미디언 마거릿 조(우측 사진)가 나온다. 세탁소를 운영하며 물건들이 있는 장소를 찾아 돈을 받고 파는 여자, '강수지'(풋!)로 출연하는데 비중이 크지 않지만 역시 포스가 대단.

+ 주인공 '조 밀러'의 딸 '애나'로 나오는 배우는 다코타 패닝의 동생, 엘르 패닝이다. 귀여운 모습이 다코타의 어린 시절과 꼭 닮았다.(개인적으론 다코타보다 엘르가 조금 더 예쁜 듯;;) 지금은 많이 컸겠지. ㅋ

+ 사물 하나도 단순히 보아넘기지 않고 거기에 생명과 상상력을 불어넣는 성격은 '애니미즘'과도 연결이 가능할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eenee 2011/04/19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작에 비해 끝이 너무 허무했다는.
    난 3부짜리 <로스트룸>을 봤는데 그거랑 다른 건가? 배우들도 같은 거 같은데.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11/04/19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용두사미 ㅋㅋ
      그러게요 다른 사람들도 다 3부작을 봤다는데 전 파일이 8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오프닝이 3번밖에 안 나왔던 듯 ㅋ
      파일이 나눠져 있었던 거 같아요 ㅡ.ㅡ;
      ㅋㅋㅋ 고쳐야지 ㅎㄷㄷ


+ 이런 뒷북 글을 과감하게 '발행'할 필요까지 없지 않나.. 하면서도 발행하고 있다.

<나는 가수다> 이전에 <슈퍼스타K>가 있었고 이 프로그램의 성공을 필두로 <위대한 탄생> <코리아 갓 탤런트>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 <코리아 갓 탤런트>나 <신입사원> 같은 경우는 '음악'이 빠진 서바이벌 포맷이고 <슈퍼스타K>는 시청자들에게 낯선 일반인들을 연예인으로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나는 가수다>와 다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지난 몇 주 간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호기심>신선함>비난>감동 코스를 지나 이제 한 달 간 잠시 안녕을 하고 있는 중인데 나는 마지막에 방영된 4회를 조금 늦게 접한 시청자로서, 지난주에 리뷰를 한번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넘쳐나는 감동을 간직하고 싶어 (또!) 글을 쓰게 되었다는.

지난 몇 년간 주말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돌 밖에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에서 소외된 대중가요 팬들은 자연스럽게 TV로부터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대신 공연장으로 달려가 지갑을 열었다. 하지만 그들이 TV를 멀리하는 사이 주말 예능 프로그램은 그 나물에 그 밥 아이돌들 혹은 지긋한 예능인들이 떼로 등장하여 캠핑을 하거나 과일을 따거나 동물을 돌보거나 아기를 키우거나 자기들끼리 노닥거리거나 개인기 배틀을 벌이는 등의 포맷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좋은 음악, 신선한 얼굴, 그야말로 음악을 향한 열정에 가득 찬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했던 대중의 목마름을 해결해 준 프로그램이 <슈퍼스타 K>였다면 8090세대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린 게 <나는 가수다>의 기획 의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온통 눈살 찌푸려지는 (섹시) 안무와 누가 누군지도 모를 아이들이 몰려 나와 한 소절씩만 부르고 사라지기 바쁜 아이돌들이 판치는 대중음악계에서 분명 한구석에 존재하는 소구를 충족시켜주는 존재였던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가수다>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푸근한 인심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분명 좋은 가수의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었겠지만 그것이 주말 예능 시간대를 타기 위해 선택한 외피가 '서바이벌'이었다는 점을 무시한 것이다. 시장에서 먹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최고 가수 중의 한 명을 떨어뜨린다는 강수를 두었다면 그 원칙은 지켜져야 하는 게 맞는 것이었을 거다. 하지만 굳이 내가 비난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이미 충분히 살려졌고 그것이 분명 대중과 시청자의 감성을 뒤흔드는 데 성공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원칙'이고 '약속'이건 간에 그러한 프로그램을 만들 줄 아는 사람들, 그러한 프로그램(황금 시간 대에 동료 가수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흔치 않은)에 출연을 결심한 가수들, 그리고 그들의 무대를 보면서 흠뻑 추억과 감동에 젖는 사람들 간에 통하는 그 무엇 앞에서 '서바이벌'은 역시 부차적인 문제였을 것이다.

만약 SNS가 없는 시대였다면, 본방 사수나 재방송 외에는 다시 프로그램을 접하기 힘들었던 시대였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다. 김건모의 재도전이 그렇게 문제가 되랴 싶었던 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트위터나 게시판 등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는 의견 중 대다수가 제작진의 '원칙없음'을 비난하는 글이었고 그러한 글에 담긴 선동성은 나까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내가 너무 긍정적인 면만 보는 건가 내 문제 지각 능력을 의심해 보게까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자면 '문제'를 발견해 내고 그것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대중들의 노력과 호기심, 의욕이 반영되는 것은 오로지 예능에서뿐이라는 씁쓸한 사실만 재확인한 셈이다. 결국 김영희 PD 역시 부화뇌동하는 대중과, 권력층의 '눈 가리고 아웅'식의 임기응변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피해자가 되었다. 이 사회에서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분야는 오로지 예능 뿐이었다는 사실을 확인받기 위해 시청자들이 그렇게 핏대높였던 것일까 생각해 본다면 이것만큼 허탈한 일이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4회가 끝났고 제작진과 출연진은 수많은 이들을 뻘쭘하게 만들고 남을 만큼의 큰 감동을 선사했다. 그들은 프로였고 선후배 간의 정에 휘둘렸건 어쨌건 그들의 본분인 가수로서의 실력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본방 사수를 못하고 파일을 찾아 뒤늦게 보았지만 공연(경연이 아닌) 장면만 편집한 DVD가 나온다면 당장 구매&소장하고 싶어질 정도로 훌륭한 무대들이어다. 앞으로 재정비 기간을 거쳐 다시 돌아올 <나는 가수다>가 여전히 기다려 지는 이유다.

<나는 가수다>에 열광하게 되는 이유

1. 얼굴... 얼굴.
이 쇼를 더욱 감동적으로 만드는 편집 요소 중 하나는 노래의 중간중간에 보여지는 관객(청중평가단)들의 표정이다. 노래에 흠뻑 빠져 눈물이 아른아른, 혹은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며 어깨를 들썩거리거나, 입을 벌린 채 고개를 가로 저으며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눈을 꼭 감고 입으로 가만히 따라부르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막으며 감탄해 마지 않는 그러한 관객들의 표정들을 보다 보면 그들의 노래가, 훌륭한 무대가, 좋은 가수의 목소리가 얼마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지를 금방 알게 된다. 덩달아 나까지 감격스러워 지는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2. 음악
4편에서 가수들은 각자 다른 가수의 히트곡을 재해석해 부르는 시간을 가졌다. 그 가수들은 모두 다른 가수에 의해 자신의 노래가 불려지는 경험이 아주 묘한 감상을 불러일으켰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건 시청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편곡과 목소리에 따라 자유롭게 변주되는 음악을 느끼는 황홀감, 그리고 그것이 완벽하게 재현되며 가수와 스탭, 관객이 모두 '노래'에 취하는 순간. 이 것이 이 쇼의 존재 이유이자 목표인 것이 아닐까.

3. 프로페셔널
무대 뒤의 모습들. 프로페셔널한 가수, 아니 뮤지션의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신선한 체험이다. 주말 음악프로그램이나 예능을 주름잡은 아이돌들, 어린 아이들이 나와서 엉덩이를 흔들며 웨이브를 추거나 코맹맹이 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조명부터 음향, 악기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만전을 기하는, 진정 아티스트다운 그들의 모습에서 정엽의 표현대로 각자의 '예술'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목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는 가수다>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 뿐 아니라 편곡자와 일류 세션들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 일으키는 역할을 한 듯. 무대가 비단 가수들의 개인기에 의존해서 꾸며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보이지 않는 조력자들이 있다는 것을 관객과 시청자들이 새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피아니스트 세션 한 명이, 조명의 강약이, 모니터 스피커의 성능이, 가수의 힘찬 팔짓 하나가, 매니저들의 응원 한 마디가 각각 무대를 위해 얼마나 큰 역할들을 하고 있는지. 이토록 생생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일찌기 없었던 듯.

4. 캐스팅
이 프로그램에 20년 이상된 국보급 가수들은 나오지 않는다. 인순이, 이승철, 이은미, 이문세, 조용필 등등 이런 분들보다는 오히려 정엽과 박정현처럼 라이브 중심으로 활동을 하느라 방송에서 만날 기회가 흔치 않은 숨겨진 뮤지션들을 발굴해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게 역시 모두가 기대하는 이 프로그램의 역할일 것이다. (재차 말하지만 김건모는 그야말로 프로그램의 격을 높여주고 후배들을 응원하는 멋진 선배 이미지로 남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하지만 그것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도 현역 가수인 만큼 이렇게 마음껏 노래할 수 있는 무대가 간절했던 것이다. 자신의 음악 인생에 전환점을 마련해준 프로그램이라고 할 정도니 말 다했지.) 방송이 끝날 때마다 경연에서 불린 곡들이 음악(음원?)차트를 점령하는 현상은 일시적일지언정 의미하는 바가 크다. 눈이 아니라 귀와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불러줄 수많은 가수들이 앞으로도 계속 많이많이 출연해 주길. 아, 발라드나 R&B로 구성하고 구색맞추기로 Rock 끼워넣는 수준이 아니라 정말 실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길. 

+ 캐스팅 부분에서는 일순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인데 <우리 결혼했어요>가 처음 출발할 때 가수, 탤런트, 개그맨들이 다양하게 출연하고 연령대와 상황을 각각 다르게 설정하여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주었던 데 비해 이제는 아이돌들 소꿉장난만 이어지는 듯한 인상이 드는 걸 보면 <나는 가수다>도 자칫 잘못하면 노래 좀 한다는 아이돌 그룹의 메인 보컬들이 (팀 홍보의 특명을 띠고) 바글대는 분위기로 흘러가 버릴까봐.



분명 시청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대중음악평론가, 대중가요 연구가들에게 있어서도 유의미한 텍스트로 자리매김할 듯. 그동안 우리 가요계가 얼마나 척박했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만큼 얼마나 큰 가능성이 묻혀져 있었는지를 깨우쳐 주는 기회이기 때문에 늦었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나와주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프로그램. 이제부터가 진짜겠지.


트위터에서 건진 '가수별 하이라이트' 크로키? 초상?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오늘, 첫 경연이 시작된 이후 가수들이 7곡을 부르는 동안, 그러니까 윤도현이 <나 항상 그대를>을 부를 때부터 정엽이 <첫사랑>을 부를 때까지 계속 울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한다고 할 만한 7명의 가수들이 보여주는 최고의 무대와 퍼포먼스를 보는 감동이 첫 번째 요소. 그뿐 아니라 그들이 부르는 '80년대 가요'로 선택된 7곡이 모두 한국 대중가요의 한 시절을 풍미하는 대표곡들이라는 점, 우리나라 최고 편곡가들의 작업을 통해 가수들과의 싱크로율을 높여 가는 과정의 신기함, '서바이벌' 형식이라는 포맷 하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경쟁 구도의 신경전, 그러면서도 다른 가수들이 보여주는 무대에 감탄하고 거침없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어쩔 수 없는 음악인들 간의 동지애, 마지막으로 탈락한 김건모 앞에서 흘리는 눈물과 안타까움. 모든 게 감동적이지 않은 게 없었다.

훌륭한 가수들의 무대를 보는 것 이외에도 <나는 가수다>를 리얼리티 쇼로서의 재미를 한껏 살려주는 것은 최고 가수들이 보여주는 극도로 긴장한 모습이다. 이미 가창력으로는 인정을 받았다는 가수들이 그 어느 무대에서 이 프로그램에서와 같은 긴장감과 스릴,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까. 오늘 1위 가수가 발표되는 순간에 모두가 초조한 기색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은 아이돌들로 북적대는 주말 음악순위로그램이 보여주지 못하는 진중함과 드라마틱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1등이 되고 난 후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윤도현의 모습도, 가수 생활 중 처음 받아보았을 '꼴찌'라는 성적표 앞에서 '눈물흘리는 동료들을 보고 난 참 행복한 놈'이라고 느꼈다는 김건모의 모습도 오늘 드라마의 주인공.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보여줄 우리나라의 보석같은 가수들과 함께 숨겨져 있던, 혹은 잊혀진 대중가요들이 다시 불리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떨리고 행복하다. 꼴찌를 한 김건모에게 재도전 기회를 줄 것인지를 놓고 제작진이 모여 긴급회의를 할 때 속으로 '당연히 안되지. 한 번의 예외는 또다른 예외를 만들어 낼 것이고 그건 프로그램의 의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금세 무안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이 무대가 얼마나 진지하고 신성한(!) 것인지, 얼마나 가수들에게 소중한 자극제가 되어 줄 될 프로그램인지를 뒤늦게 깨달은 김건모가 재도전을 선언했을 때, 그리고 그의 재도전을 진심으로 반기는 가수들의 모습을 보고 이미 '경쟁'에서 벗어난 진정 가수들 간의 '유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김건모가 깨끗하게 승패를 인정하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기는 모습이 연출되었더라면 더욱 훈훈했을 것이다. 선배의 탈락 선언에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이거나 '내가 좋아하는 가수 김건모의 탈락을 인정할 수 없다'고 울먹이던 이소라 등 후배들의 모습은 아름다웠으나 일면 시청자들이 보기엔 이기적이었다. 그들에게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싶은 가수로서의 욕심과 돈독한 선후배 간의 동료애를 잔혹한 방송 논리에 의해 훼손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양립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최고의 음반판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가수로서 쿨하게 떠났더라도 김건모의 뒷모습이 초라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그의 욕심이 아무래도 더 컸던 듯. 자신의 표현대로 프로그램의 '룰'을 어겨 가면서까지 재도전을 감행하는 만큼 김건모의 여정은 절대 쉽지 않을 듯 보인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신의 손'  김영희 PD가 말했듯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경쟁'과 '탈락',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을 선사하려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가수들이 보여주는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한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예상대로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정을 내린만큼 그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오로지 무대와 음악으로서만 시청자들에게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됐든 이 모든 것이 '리얼리티' 쇼의 또 다른 재미요소로 보아넘긴다면 누가 떨어지든 또 다른 누가 합류하든 상관없이 당분간 매주 흥분과 감동 속에 이 프로그램을 기다리고 울게 될 것 같다.   



1등한 윤도현 <나 항상 그대를>



이런 돌발적인 협연마저 예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그들이 사는 세상>

KBS2 (월,화) 오후 09:55~ (2008년 10월 27일 ~ 2008년 12월 16일 방송종료)

연출 : 표민수, 김규태
작가 : 노희경
인물 : 주준영(송혜교), 정지오(현빈), 손규호(엄기준), 윤영(배종옥), 김민철(김갑수), 김민희(이다인) 등
기획의도 :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방송사 드라마 제작국을 선망하면서도 비윤리적이며 속물적 사고가 보편화 되어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그곳에서 일하는 개인은 대다수 사람들처럼 사랑과,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편견 속에 가려진 드라마국 사람들의 사랑과 삶을 따뜻하게 조명하여 방송사와 일반인들 사이의 따뜻한 이해뿐 아니라, 모든 관계의 이해를 끌어내려 한다.



출퇴근 시간 버스 안에서 충실하게 본 드라마.
'전문직 현장 드라마라'는 타이틀 답게 '그들'이랑 일컬어지는 방송국의 드라마국 스탭들과 배우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과 사랑, 그리고 전쟁을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주옥같은 드라마를 이제서야 만나게 된 게 안타까울 뿐.

우리가 매일 TV를 통해 접하는 드라마에서 환상을 간접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갈까. 어떤 사람을 사랑할까. 어떻게 연애를 할까.
그런 궁금증을 가져보았다면... 봐도 좋을 드라마.
물론 이 드라마도 현실을 바탕으로 한 환상이긴 하다만.
 


이 드라마는 당시 수많은 드라마 매니아를 양산하고 드라마 비평을 쏟아내게 했던 저력을 발휘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미드' 양식을 도입(흉내?)했다는 내용이었다.
매 회마다 지정된 테마가 있고, 프롤로그식의 에피소드가 흐르고 나면 그 때서야 해당 회의 소제목이 떠오른다.
그리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주연-송혜교, 현빈- 뿐 아니라 모든 조연의 개성이 확실하며 서로 얽히고 설키는 관계들이 재미있게 드러난다는 점.
무언가 가슴을 쨍하게 하는 화면이나 대사가 나올 때 즈음 송혜교 혹은 현빈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감각적인 편집과 화면 분할 기법 등.
언제나 클라이막스 부분에 다다랐을 때 주인공이 눈을 크게 치켜뜬 장면에서 멈춘 채 엔딩 크레딧을 올려버리는 여타 드라마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드라마 촬영 장면을 엿볼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큰 재미였다.
그리고 그 현장을 둘러싼 모든 관계들이 등장한다는 것.  메인 PD와 서브 PD, PD와 FD, PD와 작가, PD와 배우, PD와 부모 이런 식이긴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그들의 삶도 사랑도 결코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결국엔 우리 모두가 겪는 통속의 감정이 드라마로 꾸며지고 방송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애란 누가 하든 유치하고 감상적이며 멜랑콜리하고, 진부해 지지 않으려 노력할 수록 엇나가고, 쿨하고 세련되지 못해 자존심 상해 할수록 상처만 깊어진다는 것을.

연인 간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 동성 친구 간, 이성 친구 간, 형제 간 모든 관계에 있어 갈등들이 존재하고 그러한 갈등이 하나하나 해결되어 가는 과정이 드라마와 현실의 공통점이라는 것을. 


조감독과 지긋한 여배우의 관계.


초보 여감독과 인기여배우와의 관계.


라이벌이면서 동시에 친구인  PD간의 관계.


감독과 작가와의관계.


딸과 엄마의 관계.


엄마와 아들 간, 그리고 오래된 부부 간의 관계


헤어진 전 애인의 부모와의 관계.


동성 간의 우애 관계.


오랫동안 헤어져 있었어도 사실은 헤어진 적이 없었던 관계.

나이가 들어 그저 귀엽고 순진하게만은 다가설 수 없는 관계.

친구처럼 다시 만날 수 있는 옛 연인 관계.


헤어진 애인과 그의 전 애인과의 관계.


어려운 길을 돌아 결국 다시 만나게 된 연인 간의 관계.

등등등.
그리고 또
등등등.
.
.
정말 세상엔 많은 관계들이 있다.
수많은 내 위치가 있고 내 역할이 있고, 그 관계들이 관계 속의 나를 자라게 한다.




커플 열전 ① 주준영(송혜교)-정지오(현빈)


이런 연기를 같이 하고 나서 안 사귀는 게 더 이상할 정도로 신들린(?) 연인 연기 신공을 선보인 송혜교&현빈 커플.

눈만 마주치면 뽀뽀하고

달려가 안기는. (ㅡ.ㅡ;)

그날 나는 처음으로 이 남자에게 순정을 다짐했다.
그가 지키지 못해도 내가 지키면 그 뿐인거 아닌가.

'순정'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던 회차의 마지막 내레이션.
하지만 내 생각엔 순정은 지키는 자만의 것이다. 
서로가 지킬 수 있다면 최상이겠지만 그렇다면 그건 '순정'이 아닌 그냥 '사랑'이 되어버리고 만다.
'순정'은 '충실한 외사랑'의 다른 말인지도.

이런 모습 마저도 송혜교의 미친 외모를 빛나게 할 뿐. ㅠ



두 사람 모두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한 때를 드라마에 담은 듯.


미치게 설레던 첫사랑이 마냥 마음을 아프게 하고 끝이 났다.
그렇다면 이제 설렘 같은 건 별거 아니라고
그것도 한 때라고 생각할 수 있을만큼 철이 들만도 한데
나는 또 다시 어리석게 가슴이 뛴다.



커플 열전 ② 손규호(엄기준) - 장해진(서효림) 커플


닭살 커플 연기로 치면 엄기준-서효림 커플 역시 만만치 않다.
시니컬한 (부자, rich) PD와 천방지축 신인여배우의 사랑이라니,
너무 낭만적으로 그려진 감도 있지만 실제 감독과 배우가 사랑에 빠진다면
있을 법한 고난을(물론 과장되었지만) 호되게 겪는 걸 보면
이 세상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만 하다면 응원해 주고 싶은 심정이 된다.


(나 같으면 비 절대 안 맞힐 것 같은데... 둘이 참 잘 맞는다.)

커플 열전 ③ 김민철(김갑수) - 윤영(배종옥) 커플


여기도 한 팀 있다.
과연 이 세상에 '순정'이란 것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려주는 김갑수-배종옥 커플이다.
세월을 뛰어넘는, 세상 사람들의 눈을 무시하고 뛰어들 수 있는 용기를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발휘했던 진정한 용자들.


정말 힘들 때, 아무도 없을 때 말없이 곁을 지켜준


그야말로 성숙한 사랑이다.



드라마 속 드라마 - 정지오의 상상



이 드라마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 꿈꾸는 또 하나의 사적인 드라마를 가끔 보여준다. 극중에서 정지오(현빈)는 주준영(송혜교)의 부유한 가정환경 때문에 때로 주눅이 든다. 그럴 때마다 그는 청순하고 복종적인 여자친구를 자신이 리드하는 꿈을 종종 꾼다. 그렇게 현실이 누추해 질 때마다 모든 사람은 드라마에 기대는 습성을 내보인다. 이러한 상상은 현실에서 조금이나마 웃게 만들어 주는 힘을 발휘하곤 한다.
모든 사람들이 보는 드라마를 만드는 그조차 자신만의 현실을 지탱하는 드라마에 의지할 때가 있다.


갈등
 

갈등없는 드라마는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최대한 갈등을 만들고 그 갈등을 어설프게 풀지 말고
점입가경이 되게 상승시킬 것 그것이 드라마의 기본이다.




드라마국에 와서 내가 또하나 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얘기는
드라마는 인생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라마와 인생은 확실한 차이점을 보인다.
현실과 달리 드라마 속에서 갈등을 만나면 감독은 신이 난다.
드라마의 갈등은 늘 준비된 화해의 결말이 있는 법이니까.
갈등만 만들 수 있다면 싸워도 두려울 게 없다.
그러나 인생에서는 준비된 화해의 결말은 커녕
새로운 갈등만 난무할 뿐이다.






여성 작가라서 좋았던 장면들


여성 작가가 쓰지 않았다면 절대 나오지 못했을 것 같은 몇몇 장면들.
왠지 'sex & the city'스러운.
모두 다른 나이에 다른 직업과 환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드라마'와 '연애사'를 중심으로
저토록 똘똘 뭉칠 수 있는 여성들의 성향이라니. 귀엽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저러한 그룹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연대의식은
거의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있어 아마도 부러움의 대상일 듯.


이 장면 역시 작가가 자신만의 경험을 보여준 듯 하다.
글쓰기에만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잡스러운 상황들,
그리고 그것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결코 글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작가들의) 성격. 
디테일하면서도 작가의 애착이 작용한 듯한 씬이다.


언젠가 한 번쯤은 저래 봤던 것 같은.. ㅎ


애정애정모드



지금 이순간 어떤 말을 해야 상투적이고 상투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눈은 어떠냐고, 정말 괜찮은 거냐고, 우리가 오늘 이렇게 또다시 잠자리를 하게 된게
우리 둘 사이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거냐고.
다시 아침이 되고 서로가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해야 할 때
전처럼 또다시 쌔하게 날 버리고 가버릴 거냐고.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냐고 묻고 싶었다.
그런데
어떤 말을 해도 지금은 다 유치할 것 같아 하지 않았다.



"사랑한다. 무지 많이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었고... 미안하고.
그리고 우리 이젠 절대 헤어지지 말자... 에이 챙피해."

그 때 알았다.
예정된 통속이, 유치가, 신파가, 때론 절대적으로 필요한 순간도 있다는 걸.



송혜교의 원룸


전작 <풀하우스>에서 느꼈지만 표민수 PD는 현실에 발을 붙인 연출과는 별개로
예쁜 세트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들인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그세사>에서 가장 힘을 준 부분은 역시 여주인공 송혜교의 원룸.


내 눈에는 이 드라마가 환상이라는 유일한 증거로 여겨졌던 초호화 원룸이다 ;;
(같은 복층식인데 너무 차이가..ㅠㅠ)


무척 진지하게, 매회 다른 느낌을 받아가며 몰입한 드라마였는데
역시 그 감동을 글로 옮기자니 한도 끝도 없네. (숨차다 ;;) 

 

드라마 같은 인생, 현실적인 드라마, 통속과 로망, 연애를 넘어선 다양한 인간 관계에 대한 고민, 직업에 대한 열정,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저마다의 욕심 그 모든 것이 녹아 들어있었는데..
드라마도 그렇지만 대본집을 통해 대사만 따로 읽으면 또 다른 경지가 느껴진다고들 하지만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에 대한 기억으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기도. ㅎㅎ

아무리 우리가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든다고 해도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만큼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들 순 없을 거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 동료들과 포기하지 않기로 약속한다
내가 사는 세상처럼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드는 축제같은 그 날까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0/09/22 1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2010/09/28 0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송혜교의 미친외모와.. 연애를 부르는 그런 드라마였네요. 왠지 취직도 하고싶어지고 좋은 선후배를 만나고 싶어지고.. 여러모로 결핍이 배가 되었던 그런... 외롭...다고 말하면 지는거겠죠....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10/09/28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응. 하지만 애써 외롭지 않은 척 해도 이미 진 듯한..ㅠㅠ

      정말 연애 '돋는' 드라마였음. ;;


6년 전 그와 헤어질 때는 솔직히 이렇게 힘들지 않았다.
그때 그는 단지 날 설레게 하는 애인일 뿐이었다.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그와 함게 웃고 싶고
그런 걸 못하는 건 힘은 들어도 참을 수 있는 정도였다.
젊은 연인들의 이별이란 게 다 그런거니까




미련하게도 그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주었다
그게 잘못이다
그는 나의 애인이었고 내 인생의 멘토였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먼저 가는 선배였고 우상이었고,
삶의 지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욕조에 떨어지는 물보다 더 따뜻했다.




<그들이 사는 세상> 12화, 드디어 이별이 시작되었다.
버스 안에서 보다가 몇 번이나 pause 버튼을 누르고 버스 천장을 노려보았다.
버림받는 사람이 울면 언제나 슬프다.
하지만 버린 사람이 우는 건 훨씬 더 슬프다.

이 드라마에서 줄창 '드라마처럼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드라마처럼 '사는 것'...
이렇게 '사는 것'에 방점이 찍혀버리는 순간
모든 게 구질구질해 버리고 만다.
우리는 현실이라는 진창 속에서 구질구질하게 '살아가야만' 하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면서 울 수 있는 거다.
그래서 드라마가 현실 속을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는 거다.

'이 드라마를 보지 않고서 연애를 논하지 말라'고 했던 후배놈,
그 땐 세상이든 연애든 드라마가 전부가 아니라고 면박을 주었지만

그래, 그 심정 알겠다.
그때보다 조금은 더 알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lalala 2010/09/03 0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흔히 생각하기에 버려진 사람이 불쌍하다 뭐 그런이야기를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이라면, 사랑하는 사이였던 두사람 모두에게 큰 아픔이란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때가 많은 듯...현실의 인생은 드라마보다도 질척이는, 진정한 B급 영화인 것 같아요. ㅎㅎ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10/09/03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드라마가 현실을 못 따라갈 때가 정말 많죠. 그 드라마틱함이든 리얼함이든 현실은 분명 종종 드라마를 압도합니다.
      버려지는 쪽이 슬픈거야 당연하다지만 사랑하는데도 버려야만 하는 상황이 있다면 그건 또 얼마나 큰 슬픔일지...전 평생 모르고 싶네요. ㅋ

탐나는도다

방송기간 : 2009년 8월 8일 ~ 2009년 9월 27일
편성 : MBC
제작 : 후너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에이트
제작진 : 연출- 윤상호, 홍종찬 / 작가- 이재윤, 신재원, 이지향, 최이랑
출연 : 서우(장버진), 임주환(박규), 황찬빈(윌리엄)


아힝. 간만에 열심히 시청했던 드라마. 안타깝게도 본방사수를 하지 못하야 시청률 상승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어쨌든 꽤 멋진 드라마로 기억하게 될 듯.

차가운 도시남녀들의 사랑, 배신과 음모, 경쟁구도, 출생의 비밀과 같은 뻔한 도식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청정 무공해 배경인 제주의 아름다움을 그득 담아낸 드라마. 그리고 그 안에서 소박하게, 때론 힘겹게 살아갔을 도민들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 느껴지기도. 양반과 천민 소녀와의 사랑이라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면모도 있지만 주인공 박규와 버진, 그리고 '퍼렁눈' 윌리엄의 쫀득한 삼각관계가 꽤 감칠맛 내는 소재로 작용한 듯.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한양에 올라와 활약하는 후반부보다는 제주도의 광활하고 청명한 풍광을 배경으로 세 주인공의 관계가 성립되어 가는 전반부가 훨씬 매력적이다. 도자기에 빠져들어 이스트아시아를 향해 항해를 떠난 외국인이 제주에 표류한다는 설정부터 '이양인'에 대한 배척이 심했던 당시 시대 상황이 묘사된 부분도 물론이거니와 당시 '잠녀'라 불렸던 해녀들의 일상, 특히 여성이 일을 하여 남편과 가족의 부양을 책임졌다는 설정 등은 이 드라마가 기존 사극이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한 장면들을 연출하는 데 기여한다. 참 가까우면서도 먼 제주라는 고장의 풍습과 역사 등에 대해 간접적인 지식과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듯.

이양인 윌리엄이 숨었던 동굴이나 잠녀들의 난바르 무대인 너른 바다, 조그마한 집들이 한라산을 배경으로 오손도손 늘어서 있는 풍경 모든 것이 신선하고 정겨운 장면들로 다가왔다. 제주의 생명력, 에너지, 아름다움 등 그동안 미처 몰랐던 매력들이 철철 흘러넘쳤다고나 할까. 그 시대 탐라를 실제로 볼 순 없겠지만 언젠가 제주에 가게 된다면 들길 하나도 예사로이 걸을 수 없을 것만 같다.

모든 장면에 사람과 그림같은 자연이 함께 놓여 있다



출처: 아이엠비씨닷컴



배우들의 호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는데 특히 장버진 역의 서우, 너무 귀여워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매력있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잠녀의 운명을 지니고 태어났지만 물질에 소질이 없는 이 소녀는 그저 뭍으로 나가는 것이 소원이었다. 지금도 그러할진대 당시엔 그 소녀를 억압하는 사회적 편견과 제도의 굴레가 얼마나 극심했을까. 갖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자신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데 성공한다거나 부잣집 외국인 미소년과 명문가 자제 암행어사로부터 동시에 사랑을 받는다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판타지이지만 서우의 동그란 눈과 과장된 몸짓 모든 것이 이 드라마를 즐거운 동화로 만드는 데 한 몫 한 듯.
사실 서우를 다시 보게 된 건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였지만 볼 때마다 독특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보여주어 다음 영화 <파주>는 대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무척 기대하고 있다는.

임주환은 사실 장근석 닮은 배우 정도로 알고 있는 게 전부였지만 이리도 훤칠하고 목소리 적당히 굵은 사대부 청년 역을 훌륭히 소화할 줄이야. 드라마 초반 탐라 서민 체험에 적응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나 버진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애잔한 눈빛 띄우던 그 표정 모두 훈훈하기 이를 데 없더라. 이들의 완벽한 캐릭터 소화에 비해 얀이나 윌리엄의 연기는 조금 딸리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하지만 보다보니 적응이 되어 그 때 이양인은 다 윌리엄(황찬빈)같이 생겼던 것은 아닐까 라는 착각이 들 정도. 하지만 역시 드라마의 감초는 버진이 엄마 김미경과 방은희 정주리 모녀!! 그녀들이 없었더라면 이 드라마 어찌 되었을지 암담할 정도로 엄청난 코믹 연기 센스를 발휘해 주었다. 

이반에 대한 배척, 비즈니스 개념의 도입, 궁중암투, 삼각관계, 신분 제도에 대한 제기 등 수많은 이슈들을 끌어낼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들로 중무장했지만 결말로 달려갈수록 너무 두루뭉술하게 이야기가 풀려나가서 김이 새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도 이만한 볼거리와 간접 지식을 전달해 주고 관광지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드라마는 당분간 만나기 힘들 듯. <궁>에 이은 독특한 소재의 만화 원작 드라마로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길 절로 바라보게 된다.   

너무 귀여운 3인방. 윌리엄&버진&박규

같이 봅시다!
미쓰 홍당무
감독 이경미 (2008 / 한국)
출연 공효진, 이종혁, 서우, 황우슬혜
상세보기

서우는 매력 덩어리!!
2008/10/31 - [신씨의 culture 리뷰] - 영화 <미쓰 홍당무>_비주류를 위한 응원, 독해져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봉순 2009/10/09 2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오랜만에 만난 수작드라마였지만 시청률 때문에 조기종영한 안타까운 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정식으로 다운받아놓고 틈나는 대로 보고 또 보는데 정말 어느 한 장면 버릴 것 없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더군다나 주연 배우들이 대개 신인급들인데 극의 흐름을 끊는다거나 발성이 어색하다거나 하는 것 없이 너무 연기를 잘 해서 앞으로 큰 주역들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박규 도령이 너무 멋지구요, 그 애잔한 눈빛연기와 가슴을 쥐어짜는 눈물 연기 캬~~~, 그리고 같은 여자지만 너무귀여워 한 번 깨물어주고 싶은 버진, 사랑 밖에 난 몰라의 일리암, 뭔가 아픈 과거가 있는 듯한 얀, 악역이지만 전혀 밉지 않은 서린-현대여성이었다면 멋진 CEO였겠죠, 우리네 어머니 역의 최잠녀, 어디나 존재하는 분위기 메이커 끝분과 끝분어멍 등등. 드라마가 끝난 것이 현실인데도 아직도 못 벗어나고 있네요.ㅠㅠ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10/09 2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읽으면서 또 이 드라마가 눈앞에 싸악 그려지네요. ㅠㅠ 20편 완결편으로 다시 한번 케이블에서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도 박규 완소ㅠㅠ 버진역의 서우도 너무 귀여웠구요. 끝분이, 최잠녀 모든 등장인물에 정이 가고 몰입이 되던 몇 안 되는 드라마였어요.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았음 좋겠어요~~ ^0^/

요즘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 '오빠밴드'. 처음엔 슈주 성민이 나온다길래 보기 시작했는데 ;; 볼수록 프로그램 컨셉이 맘에 든다. 오늘은 아예 '오빠밴드' 특집으로 <일밤>을 대체했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이 지닌 책임감은 막중하다. 시청률 때문에 고전하는 <일밤>을 위해 MBC가 온갖 컨셉들을 다 시도해 보고 있는 중인 듯. '대망'은 그야말로 크게 망했고 소녀시대 호출이라는 시도도 변변치 못하게 막을 내렸다. '몸몸몸'은 다음주엔 다시 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인포테인먼트도 아니고 리얼도 아닌 것이 어정쩡하게 흘러가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오빠밴드'는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부는 직장인밴드 바람을 이용하여 정확히 타겟팅을 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요즘 아이들이 아이돌에 열광하는 것처럼 7080 세대가 학교다닐 땐 폼나는 밴드활동하는 꿈 한 번 꿔보지 않은 이들이 있을까. 하지만 돈 안 되고 시간 잡아먹는 밴드 생활을 오래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그만큼 수많은 가슴속에 로망으로만 남아있는 '밴드'. 그걸 다시 할 수 있으려면 꽤 탄탄한 재정과 정신적 여유가 갖춰진 뒤에야만 비로소 가능해 진다. 그러니 단순히 취미만이라도 '밴드'를 한다는 건 엄청나게 부지런하게 잘 살고 있거나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있다는 방증인 것이다. 또한 밴드 멤버 간 조화 역시 아주 큰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성격도 좋아야 한다.

우습지만 아주 한때 잠깐이나마 '밴드생활'의 간을 보았던 나로서는 그 로망이 어떤 느낌인지 너무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같이 들으며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서 같이 연주할 때의 쾌감, 그 앞에 열광하는 관객까지 있다면 그때의 감동이나 황홀함은 그 어떤 마약보다 강렬할 것이란 걸 (단지 예상할 수 있다..;;). '오빠밴드'에 모인 멤버들을 보면 각자가 한 자리씩 하고 있는 사람들이란 걸 알 수 있다. 최고 MC이자 CEO에, 90년대 여심을 쥐었던 발라드 전문 작곡가에 최고의 입심 혹은 독설을 자랑하는 재담꾼들과 한류스타, 천재소년까지.. 그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자신만의 영역이 확고할 때 밴드생활은 더욱 힘들어진다. 밴드가 주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각자 생업을 유지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모습과 쉬이 겹쳐진다. 그들을 이끄는 힘은 오로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열정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포지션이나 방송 분량을 놓고 갈등하거나 서로의 실수나 부족함을 지적하면서 기꺼이 다함께 성장하는 길을 택하며 나아가고 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악기 연주보다는 입으로 때우는 시간이 더 많긴 하지만 이들은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시간에도 들여야 하는 노력이 훨씬 많다. 그 정도 합주 실력도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로 록커 유현상을 초빙해서 과장된 락커의 무대매너를 배우는 것도, 다음주에 방송될 자작곡 워크샵과 같은 컨셉들 역시 억지스럽지 않은 밴드로서 거쳐야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미션과 같은 설정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이 프로그램만이 보여줄 수 있는 큰 재미 요소다. 특히 '오빠밴드'의 내공이 돋보였던 장면은 MBC 건물 옆 평상에서 '기자송'을 작곡하던 때였다. 명작곡가 유영석이 기타를 들고 운을 띄우자 홍경민, 신동엽이 재치넘치는 가사를 붙이고 클라이막스는 탁재훈의 하모니카로 완성하던 그 장면. 김구라는 어이가 없어서 그저 허허 웃었지만 가볍지만 곡 하나를 그렇게 즉흥적으로 다함께 만들어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쾌감이 그들의 표정과 리액션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이 바로 이 프로그램이 다른 프로그램의 웃음과 종류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지점이다. 억지스런 설정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드라마와 캐릭터가 만들어져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카타르시스와 함께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오늘 스페셜 방송은 <일밤>이 '우결'을 독립해서 분가시키고 나서 잠깐 정신을 차릴 시간을 버느라 급하게 편성한 느낌이 강했다. 기자간담회 내용으로 꾸며진 1부는 괜찮았지만 2부는 별 내용없이 그동안 나왔던 회수를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직장인 밴드들의 인터뷰가 삽입되어 그들이 바라보는 오빠밴드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는 시도는 나쁘지 않았다. 신랄하지만 냉혹하기보다는 애정어린 눈길로 오빠밴드를 지켜보고 있는 그들의 심경이 바로 오빠밴드를 시청하는 주요 시청자들의 소감과 비슷할 것이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추억과 환상을 간직하고 있는 세대, 그와 더불어 팀 색깔을 톤업하기 위해 투입된 서인영과 아이돌 팬클럽 회원들에게까지 고루 소구하는 전략과 함께 홍경민의 투입으로 안정성을 획득한 합주실력, 엉뚱하지만 확고하게 캐릭터로 자리잡은 탁재훈까지 이제 정말 밴드로서 안정감이 묻어나오는 모습이다.

그들이 어디까지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시청률이 안 나오거나 멤버들 간의 스케줄상의 문제가 있거나 하면 언제든지 폐지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왕 과거 음악에 대한 향수와 일종의 성장드라마나 학원물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 결성된 밴드라면, 오래오래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 계속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음악은 감이나 재능도 중요하긴 하지만 정말이지 연습과 열정과 같은 요소들로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기도 하니까. 가학적인 코미디나 실적, 인기 위주인 리얼버라이어티보다 훨씬 순수한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코드가 바로 음악이고 이 코너가 타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아닌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gga 2009/08/20 1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말 저녁시간대엔 시청률이 나오긴 힘든 매니아프로그램입니다.
    폐지하기보다는 시간대를 토요일 늦은 저녁(밤 10시쯤)으로 옮겼으면 싶네요.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8/21 0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런가요? 예능쪽에 아직 무게를 많이 두고 있어서 그렇게 매니악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ㅎㅎ
      멤버를 일부 교체하고 전문성을 살리면 지금처럼 하자클럽과 같은 유쾌한 분위기는 좀 사라지지 않을까 싶어요
      암튼 재밌게 보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4
채널/시간 FOX 월 저녁 9시
출연진 도미닉 퍼셀, 웬트워스 밀러, 사라 웨인 콜린스, 윌리엄 피츠너, 아마우리 놀라스코
상세보기

2009년 5월 17일 - 시즌 4를 보다

* 스포일러 주의 : 드라마를 아직 끝까지 안 봤으며, 긴장감을 잃고 싶지 않은 분이라면 이 글을 읽지 않기를 권합니다.
(final에 대한 별도의 후기는 하단을 참조.)


 다소 긴 여정이었지만 어찌됐건 시즌 4를 끝으로 그들의 모험은 무사히 종결되었다. 아..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을 결코 놓을 수 없게 만든 드라마.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몇몇 드라마 버금가는 막장드라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드라마 첫회에서 마이클 스코필드가 형을 구하기 위해 감옥에 일부러 수감되어 폭스리버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이 드라마가 중국과 인도 사이에 전쟁까지 일으키려 했을 줄 그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드라마 전반을 맴도는 '친자+가족 콤플렉스' 기운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시즌 4에서는 그간 죽은 줄 알았던 인물들이 하나둘씩 살아돌아오더니(새라, 크리스티나, 켈러맨 등등) 수많은 관계 속에서 적인지 아군 간에서 쉼없이 로테이션을 반복하고 엄마와 아들이 서로 총을 겨누질 않나 다양한 유형의 패륜이 판을 치고 살인과 성희롱, 배신과 음모, 자해와 공갈, 탈취, 폭탄제조, 마약, 자살, 권력욕, 혼전임신(!), 공무원 사칭 사기 등 그 종류도 버라이어티한 유해 요소들이 등장하더니만, 시즌 1부터 갖은 고생을 하며 팀을 이끌었던 정신적 지주였던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는 결국 불치병으로 죽고 말았다.

왜 그들이 행복해 지도록 놓아두지 않은거야!



영리하며 정의롭고 용감하고 민주적이고 인간적이고 형제간 우애가 깊으며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알았던 마이클 스코필드는 지금까지 보아온 영화나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완벽한 남성상을 구현한 캐릭터로 손꼽힐 만 하다. 총도 여러 번 맞았던 것 같고, 병이 악화되어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났고, 또 폐쇄된 공간에 갇히긴 왜 그리 자주 잘 갇히는지... 그래도 역시 번번히 뛰어난 기지를 발휘해 살아났던 석호필. 하지만 그도 '코피' 앞에서는 무너졌다.;;

그의 죽음은 거의 순교 수준으로 승화되었다. 그의 덕분으로 자유를 되찾은 인생들이 모두 모여 추모하고 자신을 꼭 닮은 아이를 분신으로 남겨 놓았으며 세계평화를(!!) 지켜내었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그가 평화로운 삶을 되찾길 바랐건만 역시 작가들과 대중들은 너무나 완벽한 주인공에게 역시 영원한 행복을 허락하지 않는 심리가 있는 듯.



이 드라마에는 많은 남자 캐릭터들이 나오지만 남자들 못지 않게 몇 안 되는 여성 인물들 역시 무시무시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레첸과 크리스티나가 마녀 같은 생명력과 탐욕으로 혀를 내두르게 하는 악마성을 지닌 존재들이었다면 그에 비해 새라는 지적이면서도 의리있고 순정적이고 인도주의적이며 작전시에는 대담한, 결국은 마이클과 동급을 이루는 완벽한 여성상을 보여줬다. 그야말로 완벽한 남녀의 결합이었건만 마지막 회에서 마이클과 새라가 여유롭게 해변가를 걸으며 행복감에 젖었던 것도 잠시, 마이클의 코피 한 줄기로 그들은 행복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동안 단 하루도 계획을 세우지 않은 날이 없었으며, 그 모든 계획을 모두 성사시켰던 마이클이 단 하나 이루지 못한 계획은 새라와 함께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것이었다는!! (아.. 슬프다. 울어버렸다.;;) 하지만 우리나라 드라마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는, 주인공이 죽어가는 모습을 생중계하며 울고불고 하는 신파적 요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은 무척 인상깊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엄청난 막장 코드로 도배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시크하고 세련된 듯한 착각을 하게 되는 것.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믿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미국 작가 연합의 파업 때문에 애간장이 녹는 시기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길고 긴 여정이 막을 내렸다. 석연치 않은 구석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옥상에서 총맞고 링컨네 팀에서 도태되었던 그레첸은 어떻게 되었나, UN이 실라를 옳은 용도로 사용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나 등등, ..), 또 한편으론 국내 막장 드라마 못지 않게 한숨 푹푹 쉬며 '이런, 또야' 중얼거리면서도... 결과가 궁금해서 계속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만들었던 대본의 힘은 정말 굉장하다.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후덕해 지는 웬트워스 밀러를 보며 조금 안타깝기도... 더불어 <꽃보다 남자> 이후 이민호가 과연 어떤 후속작품으로 돌아올 것인가 하는 궁금증 못지 않게 <프리즌 브레이크> 이후 웬트워스 밀러가 과연 어떤 작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인지 기대 반+걱정 반인 심정이라는.


대단원을 장식한 마지막 장면은 바로 마이클 스코필드의 '지(知)'의 상징, '종이오리'다.


왠지 그리워 질 것 같은 폭스리버 교도소 고공 샷.

-------------------------------------

 덧붙임 : 2009년 7월 6일 - final을 보다

왠지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 싶더니만 역시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다. <프리즌 브레이크> final이 모든 의문을 해소해 주었다. 그리고 뒤늦은 감동까지..;;
마이클의 죽음은 결국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순교'였음이 밝혀졌고 그로 인해 모두가 행복해졌다. 드라마 제작팀이 새라를 수감해 가면서까지 여자 구치소 풍경을 서비스해준 덕분에 신선하면서도 찡한 장면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궁금했던 그레첸과 장군, 티백의 말로까지...

그들의 행복했던 한때와

마이클의 마지막 모습.


정보부족 아니, 정확하게 말해 '정보 인지능력 부족'으로 인해 잠시 혼선을 빚긴 했지만 어찌됐든 이걸로 완벽하게 <프리즌 브레이크>가 막을 내렸다. 모두에게 평화가 찾아와서 정말 다행.
"...finally..."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mmiinnaa.tistory.com BlogIcon Blooming :) 2009/05/17 2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코필드 머리 터지기 일보 직전 일 때 장군이 고쳐주지 않았나요?
    최고의 수술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그때 완치 된 줄 알았는데..ㅋㅋ
    마지막 묘비 나올 때 알렉스 머혼 아들내미 묘비인 줄 알았는데..
    이런 반전이..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뭐 놓친건가-ㅅ-;; )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5/17 2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때 장군이 한번 치료해 줬는데
      완치가 안 되었던 듯 ㅎ
      최고 의료진을 갖춘 컴퍼니를 마이클이 해체시켰으니
      재수술도 불가능하고..
      지금 생각해 보니 특권층을 위해 존재했던 컴퍼니가 날아감으로써 마이클이 살아날 기회도 사라진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결말이었군요. ㅎㄷㄷ

  2. something 2009/05/18 0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끝에 엄마 묘비인줄 알았어요;; 나름 애틋한 줄알았는데..
    마지막에 스코필드 죽는게 스토리상으로 유전병으로 죽는건가요?
    엄마는 오래 살았는데;;ㅠ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5/18 0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엄마는 완치됐지만 마이클은 너무 급하게(?) 수술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장군이 완치 안되도록 해서일까요. ㅋ
      넘 깊이 고민하지 않더라도
      찡한 결말이었습니다.

  3. Aslinn 2009/05/18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아빠가 될거라고 약속하고는 코피 주룩 흘리는 장면부터 작가님 제발..........................하면서 봤는데 역시나ㅜ 야밤에 펑펑 울었어요ㅜ 그나저나 그레첸 잘 살고있는지 궁금해 죽겠다는.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5/18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그 장면이 가장 가슴 아팠죠.
      그렇게 힘들게 고생하고 이제 좋은 일만 남았는데.
      저도 그 부분에서 울컥.
      정말 미드 작가들 텃세부릴만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레첸은 안 죽고 어디선가 독하게 살아가고 있을 거 같다는. ㅋ

  4. 아우디 2009/05/18 0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 많은 분들이 그냥 지나치셨나 보네요 석양을 배경으로 묘비 앞에서 수크레, 머혼, 새라, 스코필드주니어, 링컨 등이 서있는.. 저도 보면서 참 안타까웠어요 휴.. 가뜩이나 너무 스케일이 커졌던 이 드라마를 이런 식으로 급마무리를 했다는 점에서 아직도 아쉬움이 남고요.. 프브 특유의 차근차근이 과정을 보여주는 해결 방식들이 시즌 4 마지막에서 흐트려져서 더 아쉬웠습니다. 무엇보다 완벽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더 슬펐구요..ㅠㅠ

    그래도 막장드라마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거 같아요 이렇게 긴장감 있게 봤었던 드라마 몇 개 없다는 데
    많은 분들이 의견을 같이 하지 않나요 ㅠㅠㅠ

    글쓴이님이 지적하신대로 그레첸이 돌연 치료를 빌미로 사라진점, UN과 캘러맨의 급등장, 스코필드가 장군의 비밀건물에서 티백이 붙잡고 있던 새라를 구해서 어떻게 탈출하는지 평소 같았으면 다 집고 넘어갈 부분을 이렇게 비약적으로 넘어가서 지금 기분이 우울하면서도 조금 화난 상태네요,,ㅎㅎ

    아우 아무튼 이제 일주일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무슨 낙으로 살지요.... 사람들 리뷰들 찾아서 지금 방황중입니다ㅋ 잘읽고가요~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5/18 05:03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장 허무했던 부분은 폭스리버 탈출 멤버들, 새라, 알렉스가 한 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무혐의를 보증하는 서류 한장에 사인함으로써 그간 시즌들을 통해 그들이 간절하게 원해왔던 것들이 일시에 해결되는 장면이었죠.
      뭐 막장이란 건 국내에서 최근 방영된 드라마 두 편 때문에 부정적으로 회자되긴 했지만 전 대중들이 많이 즐겨보는 드라마에는 모두 막장의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죠.
      다만 개연성이 어느 정도 부여되느냐, 시청자가 어느 정도 동의하느냐의 문제일텐데
      <프뷁>의 경우 시청자의 긴장감을 끝까지 이어간다는 점에서 참 훌륭한 드라마였다고 봅니다. ㅎㅎ

      시즌 4에서 마구 드러난 구멍들이 많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전 마이클한테 이런식으로나마 평화가 찾아와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른 인물들에게 모두 자유를 선물했으니 할 일 다했다는 생각도 들고..
      드라마가 더 이어졌으면 마이클만 더 죽도록 고생했을 듯. ㅋ
      그리고 모두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은 어차피 힘들어지게 만들어 가더라구요. 이 드라마가...ㅡ.ㅜ;;

      저도 이만큼 몰입하며 본 드라마 별로 없는데 앞으로 또 어디에 재미를 붙이나 고민하고 있답니다.
      혹 좋은 드라마 발견하시면 추천 부탁드려요. ㅠㅠ

  5. Favicon of http://mmiinnaa.tistory.com BlogIcon Blooming :) 2009/05/18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재미있게 보고 있는게..닥터하우스/로스트/사라코너연대기(종방)/히어로즈/수퍼내추럴 정도네요..ㅋ

    사라코너연대기는 시즌2까지밖에 안되니 보세요..ㅎㅎ; 시즌2로 끝내기에는 엔딩이 너무 너무..ㅠ_ㅠ

  6. ddd 2009/05/20 14: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즌5가 시작된다면 다시 석호필이 살아 돌아와 씰라를 악용할려는 UN내부의 배신자와 또다시 일을 벌일껏 같군요. 물론 밸릭의 도움으로 말이죠! ㅎㅎㅎ...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5/20 1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죽었던 이들이 다 뭉쳐도 드라마 하나 나오겠군요
      ㅋㅋ
      개인적으로 제임스 휘슬러 다시 보고 싶은데 말이죠.
      ㅎㅎ
      내친김에 UN 내부에서 실라 가지고 일어나는 이야기 드라마도 만들어도 재밌을 거 같아요. ㅋ

  7. nuno 2009/05/21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순히 패륜, 살인, 성범죄가 나온다고 해서 막장이 아닙니다. 개연성이 없고 한마디로 시청자를 "엥? 뭐야 저거."하게 만드는 뜬금없는 장면들 때문에 막장인거죠. 일테면 '아내의 유혹'에서 주인공이 점 하나 붙이고 나왔는데 아무도 몰라보고.. '너는 내 운명'처럼 여기저기 백혈병이 난무하고 거기다 주인공 골수가 다 들어맞는 상황 같은거 처럼요. '공공의 적'이 패륜범죄를 다뤘찌만 막장은 아니잖아요. 글쓴님께서 막장의 기준을 잘못 해석하신게 아닌가 합니다.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5/21 15:24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내의 유혹에 비하면야 훨 웰메이드죠 물론. ㅎㅎ
      여기서 막장이란 건 죽은 이들을 줄줄이 되살려내 스토리를 가늘고 길게 이어가는 게 좀 억지스럽다 싶어서 그런거고
      그냥 '막장'이란 일차적 의미를 확대해서 사용한 거라고 이해해 주세요 ^^
      하긴 지적해 주신 말씀이 맞을 수도 있구요. ㅎ

  8. 썩호필 2009/06/02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 저두이드라마3년동안 열혈시청자로써봤는데
    석호필 고생엄청시키고마지막에죽는건안탑깝더라고요
    마무리는 켈레맨의등장으로 30분안에후딱 처리하는 센스...
    작가님이 매우급하셨나봐요
    시즌3부터재미없다는말들이많았는데
    그래도 열심히 챙겨보았음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6/02 1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시즌 1만한 긴장감은 확실히 갈수록 떨어지긴 했죠.
      그리고 일이 점점 커지고 꼬이긴 어찌 그리 꼬이던지.. ㅋ
      석호필이 굳이 죽어야 했을까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지만
      완전한 해피엔딩은 좀 황당했을 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래도 유치하지 않아서 끝까지 재밌게 본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9. 숙례 2009/06/07 1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에야 드뎌 시즌 4까지 다봤는데 다 보고나서 처음 든 생각...

    "드래곤볼이네 이거..."

    실라를 모아 세계평화를 유지하자..

    하지만 정말 재밌었다는.....블로그 잘보고갑니다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6/07 16: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세계평화 걱정하는 무리가 참~ 많죠.
      이것저것 장치도 많고 흠..
      어쨌든 드라마는 재밌었어요. ^^

  10. 짜증나 2009/06/30 1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작가들만 막장으로가는게 아니었네요

    미국 작가놈들도 졸라 막장

    스코필드 꼭 죽여야했나

    히어로를 살렸어야지

    요즘 의술이 얼마나 발달했는데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6/30 14:07  댓글주소  수정/삭제

      ^^;; 전세계 상위 1% 의술을 가진 컴퍼니가 못 살렸으니..
      뭐 그런 설정이었겠죠.
      노여워 마시길.

  11. 으응 2009/07/03 1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좀 의문이 드는게

    이 포스팅이 마지막 완결까지 다 보시고 쓴건가 궁금하네요^^;

    포스팅 이후에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지만...^^;;

    제가 본게 마지막이 맞는지도 의문이고 ㅎㅎㅎ

    스토리가 시즌4 마무리 되면서 만감이 교차되기는 하는데..1만큼의 재미는 갈수록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ㅎ

    요즘 가십걸 3 기다리는 낙에 사는 1人...

    덧 : 포스팅 내용중에 추가로 그레첸은 새라와 같이 탈옥하려다 실패해서 교도소 안에 도로 잡혀갔고

    스코필은 병도 병이지만 감전사로 죽었지 않나 싶네요 ㅎ

    • Favicon of http://shinsee.tistory.com BlogIcon shinsee 2009/07/03 2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얼마전 번외편이 나왔단 얘길 들었는데
      아... 찾아보기 지치네요 ㅠㅠ
      하긴 본편 자체가 워낙 듬성듬성한 부분이 있어서
      번외편을 보면 의문이 많이 해소될 것 같긴 하지만
      좀 의욕상실이라는 ㅋ
      ㅋ 암튼 정보 감사합니다 ^^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4
채널/시간 FOX 월 저녁 9시
출연진 도미닉 퍼셀, 웬트워스 밀러, 사라 웨인 콜린스, 윌리엄 피츠너, 아마우리 놀라스코
상세보기

이번 시즌이 끝이길 간절히 바라며 끝까지 보았지만
결국 시즌 4의 마지막도 시즌 2의 마지막에서처럼
마이클과 새라는 여전히 언제쯤 자유로워질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끝이 났다.
시즌 초반에서는 시즌 3에서 죽은 줄 알았던 새라가 살아 돌아오더니
시즌 후반에는 옛날에 죽은 줄 알았던 스코필드 형제의 어머지가 살아있음이 밝혀졌다.
죽을병에 걸렸던 석호필까지 컴퍼니의 수술을 받고 살아났으니
이쯤 되면 <아내의 유혹>이 부럽지 않은 반전의 행진이라 할 수 있겠다.

시즌 3에서 죽은 것으로 설정되었던 새라 역의 Sara Wayne Callies에게

시즌 3은 일종의 출산휴가였던 셈이다. 참으로 탄력적인 프로덕션 시스템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4는 시즌 2~3에서 다소 루즈했던 분위기를 뛰어넘어 시즌 1과 같은 긴박감으로 돌아가는 데 성공한 듯.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는 빠른 편집과 음악이 주는 서스펜스는 여전하고
도대체 '실라'가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을 끌어감과 동시에
마치 여의주 7개를 모으는 손오공과 그의 일당처럼
마이클과 그의 친구들이 실라에 접근하기 위해 매번 다른 전략과 작전을 세우고 수행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시즌 중반 이후부터 밝혀진 컴퍼니의 정체는 역시
세계 인구의 안위를 손에 쥐고 흔들고 싶어하는 소수의 경제엘리트 집단이었고
실라는 태양열 에너지를 상용화하여 막대한 부를 실현할 수 있는 '인류의 미래'였다.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미국의 수뇌부는 '돈'을 쓰고
그 아래 사람들은 '총'을 써서 대중을 움직이고 있었다.

음모와 욕망의 집약체, '실라'

언제나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하는

석호필과 친구들.



호오...
미국의 추악하면서도 공공연한 음모론이 이토록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로 가공되다니.
미국 드라마 작가협회의 파업이 가끔 날 안달하게도 했지만
그들은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자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이 드라마 속에 스쳐간 수많은 인물들이 돈을 위해 혹은 자유를 찾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명목으로
서로 끊임없이 연합하고 배신하고 때로은 희생하는 과정에서 '우정'을 쌓아나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설득력있고 공감되게 만드는 것이다. 
시즌 4에서 실라에 접근하기 위해 뭉쳤던 그들은 그간의 팀중 최고의 팀웍을 발휘했고
그 과정에서 티백 못지 않게 비열한 캐릭터였던 브래드 벨릭마저 교화되어 그의 죽음은 관객으로 하여금 숙연해지게까지 만들었다.

드라마 사상 가장 악독한 여자캐릭터 그레첸마저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티백의 가공할 만한 위기대처능력은

존경스러울 정도.



이제 시즌 5에서는 링컨이 이끄는 컴퍼니의 프로젝트 팀과 마이클,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가 만나게 되겠군.
또한 실라의 행방도 결정되겠지.
다만 한 가지 바람은
다음 시즌이 끝날 때쯤엔 제발 스코필드 형제가 자유를 찾아 조금 쉬게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항상 도망다녀야 하는 그들을 보는 건 새라 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도 꽤 지치게 만들고 있으니.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시즌 4에서 꽤 다양해진 석호필의 표정연기를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는.

시즌 3에서의 한을 풀듯

그들의 멜로가 한층 애틋해졌다.



아, 한 가지 더
유일하게 이번 시즌에 주요 역할로 등장했던 동양인 캐릭터 '롤랜드'에 대한 사족.
얍삽하고 IT에 능한 인물로 그려진 롤랜드는 마이클의 실라 프로젝트 팀 내에서 처음부터 배척당했던 인물이었으며
그는 모든 멤버들로부터 한번씩 연합제안을 거절당한다.
상심한 그는 결국 크게 배신 하고 나서 컴퍼니 요원에 의해 살해당하고 마는데
다른 멤버들은 그가 죽을 만한 짓을 했다고 외면하지만
마이클만은 죽어가는 그의 손을 꼭 잡아준다.
휴... '왜 동양인은 이런 역할만 하게 만드는거냐'고 묻기엔 너무 유치하고 진부한 질문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캐릭터를 백인이나 흑인도 아닌 동양인이 맡는 게 가장 잘 어울린다는 고정관념에 나 역시 은근히 공감이 된다는 데에
더 기분이 나쁘다.
그동안 할리우드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형성된 동양인에 대한 이미지에 내가 학습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참고로 롤랜드 역을 맡은 James Hiroyuki Liao는 중국과 일본계의 혼혈로서
페르난도 수크레 역의 Amaury Nolasco와 같은 학교에서 연기를 배웠다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090315 <개그 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님'

요즘 내게 빵빵 터지는 웃음 선사해 주는 녀자들이다.
아아... 그 옛날 <고고 예술 속으로> 때부터 환상의 콤비를 선보였던
강유미와 안영미가 다시 뭉친 개콘 속 코너.
'분장실의 강선생님'.
예전부터 그들은 여성적인 코미디를 구사했더랬다.
물론 제스처나 분장은 다소곳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들의 감수성이나 언어, 공유된 기억은 분명 대다수 대한민국 토박이 여성들이 가지고 있을만한 저급한(?) 낭만의 그것이었다.
아, 얼마나 그 코드에 열광했던지...

이번에 선보인 <분장실의 강선생님> 역시 여성사회의 일종의 서열을 둘러싼 신경전을 희극화함으로써
그안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많지만 짬밥사회에서는 영원한 후배, 정경미
꼬박꼬박 선배 대접 받으려 드는 아니꼬운 선배, 안영미
그리고 온 세상 역정굴곡 다 겪고 난 뒤의 온화함으로 그들을 중재에 나서지만
그 바닥에서 쌓아올린 카리스마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강선생님, 강유미.
(김경아 캐릭터는 아직 어중간하다;;)


여성 4인 이상이 모이는 사회에서라면 어디에나 나타나는 현상들을
기꺼이 웃음거리로 뒤바꾸는 이 프로그램의 최고 장점은
진부함을 최고의 트렌드로 승화시킨다는 점이다.
90년대 초반 이지연이 '바람아, 멈추어 다오' 때 유행시켰던 앞머리 스타일,
노는 언니들의 상징과도 같았던 그 머리는 당시 누가 얼마나 높이 올렸는가 하는 문제가 그녀들의 자존심을 결정지었던 그 시절,
껌 좀 씹었던 언니들이 여성사회에서 군림하며 구사했을 것 같은 말투,
그렇다. 이런 말투는 남성들은 실제로 들어보기 힘든 말투였을 것이다.
'야, 똑바로 안해? 진짜 어이가 없어서, 진짜. 느네 미친 거 아냐?'
'다 느이들 위해서 이러는 거야, 이것들아~'
'난 마끼아또 아니면 안 먹는거 몰라? 장난해?'
뭐 이런 식의 뉘앙스들.
지금도 어디에선가 구사되고 있을,
이제 그런 말 듣고 있다간 기합받다가도 뿜어버리게 생겨서 그런 말투로 더이상 군기잡기 힘들겠지만.
어쨌든 묘한 향수(..향수? 내가 구사했던 건 아니지만, 절대;;)와 카타르시스의 절정이다.
그래서 이건, 분명
여성을 위한 코미디다.
예뻐 보이기를 포기했지만, 그럼으로써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독특한 위치에 있는 그들이
부럽고도 존경스럽다.
(그나저나 이 코너는 분장못하는 박지선으로서는 암무리 하고 싶어도 못하는 아이템이로구나.)

나, 왠지 이 말투 너무 입에 짝짝 붙어서 (혼자 있을 때) 가끔 흉내내고 있다.;;
그간 이 프로그램 보는 사람이 없어서 같이 얘기할 사람이 없었는데
그때 만난 '백수' 친구들 이외에 또다른 귀한 1인을 발견했다.
바로 교수님!!!
아... 이래서 교수님 정말 존경 안 할 수가 없다니까.ㅠㅠ

오랜만에 코미디 프로그램 보면서 큰 감동 받고 있다.
안영미, 격하게 아낀다, 정말.



개그콘서트
채널/시간 KBS2 일 저녁 10시 5분
출연진
상세보기

안영미 / 개그맨
출생 1983년 11월 5일
신체 키161cm
팬카페
상세보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hinse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너구리 2009/03/21 1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핫 간만에 웃고가

  2. Favicon of http://warak.titory.com BlogIcon 와락 2009/03/29 2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장실 강선생...검색하니, 역시 당신의 블로그가 바로 ㅋ 검색되는군요.

    강선생이 요즘 퍽퍽한 제 삶의 큰 위로가 되주고 있어요.